큰 물고기 큰 물고기

큰 물고기
아버지가 부자가 아니어도 또 아버지가 많은 지식을 가지지 않으시더라도 나는 나의 아버지 그 자체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가 살아온 인생을 존경하고 그가 베푸는 가름침을 기꺼이 배우고 싶다. 이 책에 등장하는 `신`과 같은 아버지는 권위로 무장한 아버지가 아니다. 그가 살아온 인생을 유머와 환상적인 상상력으로 재구성해서 들려주는 따뜻한 아버지의 모습이다. 남에게 도움을 주고 어려운 난관을 통과해서 세로운 세상으로 나가는 한편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어머니와 멋진 만남을 가지기도 한다. 그는 어려움이 닥쳐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행운을 이끌어낸다.
세일즈맨으로 밖으로만 떠돌다가 죽음을 앞두고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 에드워드 블룸. 아버지는 거인을 정복하고, 아름다운 인어와 사귀었으며, 진실을 꿰뚫어 보는 유리 눈의 노파를 만나고, 홍수를 잠재우고, 전장에 나가 수많은 사람들을 구하는 모든 이의 영웅…(생략)

지에 대해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더군다나 많은 대화를 나누지도 못했고. 아버지라는 존재가 한 때 소년이었고 나와 같은 청춘을 지니고 꿈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나는 20년이 다 되도록 잊고 있었다. 이 소설의 아들은 청년의 아버지와 현재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아버지 모두를 합쳐 현재이기도 하고 과거이기도 한 아버지를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나 자신은 현재이기도 하고 과거이기도 한 아버지를 생각할 수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너무 크게 벌어지고 만 아버지와 내 자신이라는 간격. 좁힐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건 내 자신이 그러고 싶지 않다는 말을 좋게 포장한 것일 것이다. 아들이 아버지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내기 위해 했던 것처럼 나 자신도 이제 좀 더 아빠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 나서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는지 싶다. 나의 아버지는 하나의 신화가 아닌 나의 진정한 아버지로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