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를 읽고 테스

테스를 읽고
어느 헐렁한 날, 할 일도 없이 집에서 뒹굴뒹굴 거리다 내 눈에 띈 책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테스! 6학년을 마치고 중학교 입학할 때 고모가 한 번 읽어보라고 사주신 책이다. 가끔은 컴퓨터에서 빠져 나와 책을 읽는 것도 좋을 거라는 고모의 말씀을 듣고 나는 책을 펼쳐들었다. 처음에는 두껍고 양도 많아서 어찌 읽을지 걱정도 됐지만 그 걱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가 더해가고 궁금증도 많아졌다.
이 책의 줄거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조상이 명문이었다는 자신의 가문을 알게되자 그 실속 없는 허영에 도취된 술주정뱅이 아버지와 상냥하면서 지나치게 순진한 그리하여 무지하기까지 한 어머니, 그리고 나이 어린 많은 동생들을 둔 평범함 소녀 테스는 어느 시골 마을에 살고 있었다. 테스는 어떻게든 가난을 벗어나려는 일념으로 자기네와 먼 친척이 된다는 어느 부잣집에 일을 하러 찾아갔다가 부인의 아들…(생략)

참사랑을 엔젤이 뒤늦게라도 깨우친 것이 다행스럽지만 너무나도 늦고 말았다. 난 이 대목을 읽으면서 알렉의 죽음이 통쾌하기보다는 살인자가 되어버린 테스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테스는 자기의 죽음을 당당히 받아들였다.
결국 작가가 그린 테스라는 여인의 삶과 죽음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면 이른바 `불순한` 여러 가치로 묶이운 사회적 상황 속에 오직 순수 그 자체로써 살기를 원했다가 처형되지 않으면 안되었던 가련한 여인의 이야기, 그것이 바로 테스의 이야기다. 나는 테스를 순결한 여성이라 본다. 테스는 정신적인 고통을 받으면서도 오직 엔젤만을 사랑했다. 정신적인 순결, 난 이것이야말로 진짜 순결이라 본다. 그리고 원망스럽기만 했던 내 주위의 환경과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고, 정신적 순결이 더 우선시 되어 가고 있는 이 시대현실에 대해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