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하늘 호수로 떠난여행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내가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책 중 하나는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다. 이책의 저자 류시화 시인은 내가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작가이다. 이 작가를 책 속에서 처음만난 것은 어느 여름날의 무료함과 무더움을 덜어 보고자 잡았던 한 시집이었다. 작가의 아름다운 시는 내가 류시화라는 인물에 관심을 갖게 하기에는 충분한 동기를 제공했고 그 후 내가 읽었던 그의 여러 작품 중 가장 인상깊었던 이책에 대해 글을 써보고자 한다.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역시나 시인다운 아름다운 제목과 여행이라는 소재가 답답한 교실 속의 나에게는 너무나도 좋은 구미거리였다. 나는 이책을 읽으면서 3번의 놀라움을 느꼈다. 첫 번째 놀라움은 책을 열자마자 다가왔다. 첫 장 모서리를 차지하고 있는 작가의 여행사진은 나의 조금은 엉뚱하다고 할 수 있는 상상을 단번에 무너뜨려 버렸다. `이런 멋진 말들을 글로써…(생략)

하지만 인도의 타는 듯한 더위, 마실 것 조차 재대로 없고 손으로 식사는 물론이며 제일 경악스러운 것은 화장실조차도 따로 공간이 없는 곳이라는 것 등의 열악한 환경은 여행지로서 결정을 주저하게 한다.
세 번째 놀라움은 책을 읽는 내내 느꼈다. 무작정 여행지로 정했던 작은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인심과 천장에 구멍 뚫린 호텔방, 한밤 작은 마을의 운동장에서 12시간에 걸쳐 펼쳐졌던 인도 최고음악가 라비 샹카의 시타르연주회, 버스에서 어느 허풍쟁이 노인과의 만남, 황량한 들판에 볼품없는 작은 나무하나 의지하고 그 뒤에서 급한 일(?)을 봤었던 사연... 이 밖에 인도여행 중 많은 에피소드는 나에게 책을 읽는 내내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또한 많은 자기반성의 순간을 가져왔다.
나는 `행복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평소에도 많이 생각해 본다. 남들은 행복은 돈이라는 물질적인 요소 없이도 그의 가치관에 따라 느낄 수 있는 삶의 대한 만족감이라 한다. 그저 어떠한 공식과도 같이 `이것이 진정한 행복이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게 대답한다. 하지만 나는 과연 그들이 진정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든다. 이러한 나의 의구심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나는 예전에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이라는 책을 읽었었다. 그리고 그 책을 통해 나는 `행복은 타인을 배려하고 인류형제들에게 자애심을 발휘할 때 온다`라는 해답을 얻었다. 하지만 달라이라마의 글은 나의 행복에 대한 해답에 완벽한 충족감을 주지 못했다.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동물인 인간이 종교, 인종 등 타인의 모든 조건을 배제하고 자애심과 배려를 발휘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를 통해 행복함을 얻을 수 있을까? 라는 모순된 생각이 내 머리 속에 윙윙 울리곤 했다. 이러한 나의 모순된 생각은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되었다. 인도인들은 책 속의 류시화 시인과 대화하던 `한 스와미`의 "가장 먼 거리는 사람의 머리와 가슴까지의 30센티밖에 안 되는 거리입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이동하는 데 평생이 걸리는 사람도 있습니다"라는 말처럼 머리에서 가슴까지 이동을 위해, 즉 자기해탈을 위해 끝없이 수양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느꼈던 그들은 모두 마음에 하나의 성인을 담고 있었다. 타인에 대한 조건없는 배려를 통해 `여유`를 즐길 줄 알며 무소유함 속에서의 `소유`를 깨닫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기는 멋진 풍류객과도 같은 이들이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이 책을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 시간이 늘어지고 공간이 넓어진 그런 무한한 정신의 평화가 실현된 땅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기 때문이다. 아르키메데스는 `Eureka!!(알았다)`를 외치며 발가벗은 채로 거리로 뛰어 나왔다고 한다. 그의 발견을 알리고 싶어서였다. 이 책에서 나는 류시화 시인이 외치는 `Eureka`의 울림을 듣는다. 류시화 시인이 `Eureka` 외치며 뛰어갈 때 내가 덩달아 벌거벗고 뛰어가는 한 사람의 군중이듯이 다른 모든 이들도 이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깨우침을 얻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외친다. `Aha! Eure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