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읽고 류시화 하늘 호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읽고
어제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버스에서 있었던 일이다. 뼈 속까지 파고드는 거센 바람에 휩싸인 채로 기다리던 버스가 도착했다. 그 버스를 타기 위한 사람들에는 나와 같이 집에 가는 친구 2명 이외에도 4명이 더 있었다. 어른들 2명이 먼저 타셨고, 그 다음으로 우리가 차례차례 올라탔다. 그 중 가장 마지막으로 탔던 내가 회수권을 내려보내는 도중이었다. 그 때 아무 생각 없을 나의 뇌 속으로 불쾌한 목소리를 집어 넣어준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어떤 할머니였다. 버스의 맨 앞에 앉아 계셨던 그 할머니는 할머니라고 불러드리기엔 너무도 정정하신 분이셨다.
"얼른 얼른 좀 타! 뭐하고 있는 거야!" 이것이 바로 불쾌한 목소리의 내용이었다. 처음엔 나에게로 보내는 목소리인 줄로만 알고 불쾌하지 못해 무서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나의 뒤에 2명의 애들이 더 있었다는 것을 자리를 잡은 뒤에…(생략)

수는 없습니다. 여기 당신에게 두 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버스가 지체된다고 마구 화를 내든지, 버스가 조금 지체하더라도 마음을 평화롭게 갖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당신이 어느 쪽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버스가 지체된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니 왜 어리석게 버스가 지체된다고 화를 내는 쪽을 택하겠습니까?" 이런 인도인을 대하면서 버스의 한국인들은 모두 인도인을 이상한 눈초리로 쏘아보았을 것이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읽으면서 정말 너무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었다. 버스이야기를 비롯하여 거지들이 구걸하면서 "당신이 베푸는 만큼 돌려 받을 것입니다."하며 우리를 위한 척 하며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 말하던 모습이나 자기 나라의 낯선 이방인을 하루 종일 쳐다보는 행동들 모두가 너무 뒤떨어져있어서 이상하고 어쩔 때면 화까지 날 지경이었다. 하지만 자기에게 도움이 될 만한 행동에 감동을 받으면 아무 거리낌없이 그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는 마음이 너무 맑고 깨끗한 것 같아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하루 종일 태양 볕에 몸이 따가울 곳에서 이상한 말과 이상한 옷으로 생활해 나가는 인도인들... 우리는 이해하지 못할 그들의 생활이겠지만 그들에게는 이미 오랜 시간으로 인해 몸에 베어 버린 습관으로 남은 그들만의 문화를 보면서 느긋하고 뒤떨어지면서도 우리에게 감동이 될만한 생활을 하는 그들에게 희망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인상깊은 구절: "첫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너 자신에게 정직하라. 세상 모든 사람과 타협할지라도 너 자신과 타협하지는 말라. 그러면 누구도 그대를 지배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찾아오면, 그것들 또한 머지않아 사라질 것임을 명심하라.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음을 기억하라.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난다 해도 넌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을 것이다. 셋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누가 너에게 도움을 청하러 오거든 신이 도와줄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마치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네가 나서서 도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