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호수로 떠난 여행을 읽고 나서 하늘호수로떠난여행

언제부턴가 이 책이 우리집 구석에 뒹굴고 있다는 걸 알았다.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여기서 하늘호수란 어디를 말하는 것일까? 앞표지를 보고 나는 단번에 알아차렸다. 인도 특유의 의상을 입은 여자들이 머리에 항아리를 이고 걸어가는 사진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도 사람들의 생각이 한국과는 많이 다르다는 걸. 하루하루를 조마조마 떨어지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우리와는 달리, 없으면 없는 데로 항상 여유로운 인도인들을 보았다.
인도인들의 커다란 특징. 걱정을 하지 �榜� 다는 면을 잘 보여주는 허풍쟁이 릭샤 운전사 차루. 버스표를 구해 주기로 약속을 하고 나서 잊어버리는 바람에 지은이가 힘들게 버스표를 구하게 만들고 사람들의 시선은 아무 상관에도 없는지 한복판 길거리에서 경적을 울려대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생일 살면서도 “노 프라블럼”을 외치며, 푸웅푸웅 고무나팔을 울리며 세상 속으로 달려가는 차루! 많…(생략)

. 이 성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지은이는 허무한 일상에 무의미함을 느끼고 있었지만 이 성자를 만남으로써 까닭 없는 허무감에 흔들리던 한 젊은이의 영혼을 간단히 치유해주었으니까.
또 한가지 일은 아주 먼길을 버스로 가는 도중 배가 너무 아파 도중에 가방을 챙겨들고 버스 운전사에게 떠나지 말라고 간곡하게 부탁을 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에서 내리니 보이는 건 드넓은 벌판뿐... 저기 멀리 팔뚝만한 나뭇가지 하나가 있어 그것에서 볼일을 보고 부끄러움을 숨기며 버스로 돌아왔다. 그러자 인도인들이 하는 말. ‘자연 속에서 자연적인 일을 처리하는데 뭐가 나쁘다는 겁니까?’ 내가 이런 상황이었어도 당연히 지은이와 같은 행동을 취했을 것이며 아니면 말도 못했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인도인들은 자연에서 태어나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걸 알았다.
인도인들은 삶을 살아가면서 굉장히 편안하게 산다는 느낌을 받았다. 졸음 운전을 하다가 큰 사고가 날뻔 했는데 다그치는 지은이를 보며 사고가 안 났으면 된거지 왜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화를 내냐던 릭샤 운전사. ‘때로는 주고 싶을 때 줄 수 있는 것도 큰 행복이다. 난 주고 싶어도 줄 게 없다’ 고 말한 바라나시의 여자 거지. 그 중에서 나는 저울 하나로 사람들의 몸무게를 재주고 작은 돈을 받으며 생활하는 인도인 남자가 제일 인상깊다. 행복한가를 묻는 질문에 묻는 질문에 ‘행복의 양과 불행의 양은 같습니다. 신이 내게 주지 않은 것보다 준 것들을 소중히 여겨야지요. 신은 내게 벌어먹고 살 저울을 주셨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난 얼마나 행운입니까. 이 저울을 주지 않았다면 우리 식구는 굶어죽었을 거예요.’ 그렇다면 나는 어마어마한 양의 행운을 신으로부터 받은 행운아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