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호수로떠난여행 하늘호수로떠난여행

<독후감>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 시인은 내가 좋아하는 시인이다.
류시화는 예전부터 그의 많은 작품들을 읽어 온 나에게는 몇 안 되는 친숙한 문학가 중에 한 명이다.
특히 그의 작품 중에서 ‘소금인형’은 그의 작품 중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고, 인터넷 닉네임도 소금인형인 것이 쫌 있다. 소금인형의 내용은 ‘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 소금인형처럼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 버렸네’ 라는 내용이다. 사랑한다는 말의 표현 방법이 멋있는 것 같았다.
이번에 학교에서 새로 나누어 준 독서 목록에 보면 류시화 씨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 있어서 5월 휴가를 나와서 할 일 없는 틈을 타 책을 읽어보았다. 솔직히 이번 달에는 정말 놀고 싶었고 계획도 다 제대로 짜 놨었지만, 나쁜 사스 때문에 계획이 무산되면서 놀게 없…(생략)

무나도 한적해서, 근처에는 사람들이 안 보였다. 곧 개 2마리가 그에게 걸어오기 시작했고, 그 개들은 무엇인가를 얻어먹기 위해서 애처로운 표정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그가 비스킷을 던져주자 개들은 너무나도 좋아하며 비스킷을 향해 갔다고 한다. 다음에는 노인이 와서 그에 대한 잡다한 정보를 캐묻고 나중에는 류시화에게 돈이 없는 방랑자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돈을 보여 달라고 한다. 시인은 노인의 수작이 너무나도 웃겨서 5루피를 줬다고 한다. 돈을 받아든 노인은 이제 그 돈을 마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시인이 돈이 없는 방랑자라는 것이 거짓임을 증명하러 간다면서 그에게서 받은 5루피를 들고 날랐다고 한다. 그 후에도 여러 사람들이 띄엄띄엄 찾아와서 그의 정보에 대해 물어보았다고 한다. 그가 저녁까지도 아무것도 먹지 않고 나무그늘에 앉아서 쉬고 있자,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와서 그에게 밥을 먹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실제로 그는 인도 음식들이 몸에 별로 맞지 않아서 먹지 않는 것이었지만, 그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할 수가 없어서 요가 수행중이라고 핑계를 댄다. 하지만, 이런 그에게 자기의 먹을 것도 변변치 않는 그 쿠리 마을 사람들이 사막 지방에서 먹지 않는 것은 자살행위와 같다하면서 음식을 권해오기 시작했다. 시인은 도저히 그들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어서 음식을 먹기 시작했고, 낯선 여행자인 시인을 염려해 자기들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놓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날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먹었으며, 배가 부른 것보다 스무배 이상으로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그들이 어딘가에서 떠 왔을 그 우물물은 사막 같은 시인의 인생을 축축이 적셔주고도 남을 정도였다. 늦은 밤 드디어 그가 호텔로 다시 돌아오고 나서 그는 침대에 누웠다. 천장은 구멍이 나 있었다. 그 구멍으로는 별들이 유성처럼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우주 전체가 쿠리 마을과 그가 앉아있던 바냔 나무와, 5루피를 떼어 먹은 노인의 집 위로 흘러가고 있었다. 가진 게 없지만 결코 가난하지 않은 따뜻한 사람들의 토담집 위로 별똥별이 하나둘 빗금을 그으며 떨어져 내렸다. 정말 멋있었을 것 같다. 나도 언젠가는 별을 구경할 수 있는 구멍 뚫린 호텔에 예약을 하고 싶어졌다. 특히 쿠리 마을사람들이 계속 그를 괴롭히다가 마지막에 그를 위해 모든 것을 제공할 때 나도 그 상황에 있었더라면 얼마나 행복했을까하는 생각이 무척 많이 들었다.
2번째로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무엇이고 어디로 가는가?‘ 였다.
그가 인도여행을 하며 바라나시를 돌아다니던 어느 날 갑자기 누가 뒤에서 반가워하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오 이제야 왔군! 20년 동안이나 기다렸는데 드디어 나타났어!”
뒤를 보니 코브라 지팡이를 든 늙은 구루(성자)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는 바로
“난 언제나 그대를 불렀지. 바로 곁에서 말야. 그런데 그대가 듣지 못했어. 내가 부르는 소리를 환청이라고 여겼어.”
그는 인도 여행 중에 그런 일을 한두 번 겪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또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혹시 사람을 잘못 본 게 아니냐며.... 자기는 그냥 지나가는 한 여행자라고...
그러자 늙은 구루가 실망한 표정으로 말하길 누구나 길 가는 여행자이고 그 여행에는 반드시 목적지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가 이어서 묻길
“그대는 우리가 어디서 왔으며 무엇이고 어디로 간다고 생각하나?”
라고 물었다. 그의 질문에 시인은 말이 막혔다. 시인이 정신을 차리고 자세히 늙은 구루를 보니 때가 잔뜩 낀 주황색 승복 위에 손가락 두께의 밧줄을 온몸에 치렁치렁 하고 있었다. 시인은 그가 미치광이 구루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 후 그를 무시한 채 그가 가려하던 우체국에 갔다. 전에도 그는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세 가지 만트라 - 너 자신에게 정직하라.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찾아오면 그것들 또한 머지않아 사라질 것임을 명심하라. 누가 너에게 도움을 청해 오거든 신이 도와 줄 것이라 하지 말고 네가 나서서 도우라. -를 전수받기는 하지만 정말 많은 고생을 한다. 그래서 그는 이 구루를 무시하고 글을 가려 한 것이다. 그러자 뒤에서 구루는 외쳤다.
“지금 우체국 가는 길이지? 다 알고 있어. 난 여기서 기다릴 테니 있다 보자네!”
얼마나 섬뜩했을까? 시인이 우체국에 간다는 것을 구루는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소포는 가방 속에 있고, 겉으로 봐서는 그가 우체국에 간다는 것을 알 수 없었을 텐데..
시인도 너무나 놀라서 순간적으로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구루는 다녀오라며 손짓했다. 그는 우체국에 갔다 온 후 즉시 숙소로 돌아왔다. 그가 밖을 바라보고 있을 때, 갑자기 밑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밑에서 좀 전의 미치광이 구루가 그에게 손을 흔들며 같이 산책이나 하자고 했다. 그는 이미 어떤 요가 수행자에게 이러한 수법으로 일주일간을 그의 시중만 든 적이 있었기에, 이번에도 이렇게 되기 전에 빨리 빠져 나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반대쪽 출구로 나가며 낮에 어느 꼬마에게 받은 음악회에 갔다.. 하지만 뒤에서 구루는 자신은 시인이 만날 준비가 될 때 까지 기다리겠다며 또 소리쳤다. 그가 별 볼 것 없던 시타르 연주회에 가서 2시간 정도 듣고 나서 밥을 먹으러 나왔는데, 그 미로 같다는 바라나시 골목에서 어느새 인가 그는 그 골목에 갇히고 말았다. 쫌 있다 어떤 인도인 남자가 골목 저쪽에서 다가왔다. 멀리서 보기에 그는 칼을 들고 있는 듯 했다. 가까이 와서 보니 그것은 진짜 칼이었다. 그는 잔뜩 긴장한 채 실수로라도 긁히지 않으려고 벽에 찰싹 달라붙었다. 칼을 든 남자는 시인이 들으라는 듯 중얼거렸다. 시인이 길을 잃고 출구가 어디인지 모르고 있다며...
시인은 당황해서 황급히 반대편으로 갔다. 반대편에서는 어떤 긴 몽둥이를 든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다. 가까이 와서 보니 그는 아까 그 미친 구루였다. 시인은 그래도 너무나도 기뻐서 그를 불러 세웠다. 그는 길을 잃어서 길을 찾아 달라 했고, 구루는 20년 동안 헤맨 것이지 방금 전부터 해맨 것이 아니라 했다. 그러며 구루는 어두운 골목길을 거침없이 걷더니, 바로 출구를 찾아냈다. 출구는 바로 옆에 있었던 것이었다. 구루가 말했다.
“시타르 음악을 듣느라 밥도 못 먹었겠지. 시장할 테니 저기로 가서 요기나 하자고.”
시인은 이제 완전히 기가 죽어서 그를 따라갔다. 돌계단에 앉은 그는 차파티를 먹자 했고, 갑자기 아무것도 없던 그의 손에서 차파티가 튀어나오고, 발라먹은 잼이 튀어 나왔다. 시인은 너무나도 놀라서, 진지하게 그에게 왜 자신은 기다렸는지에 대해 물어본다. 구루는 중요한 것을 일깨우기 위해서 히말라야에서 여기까지 그를 찾아왔다고 하고, 시인은 그에게 일깨워달라고 한다. 그러자 그는 이미 중요한 것을 일깨워줬다고 하며, 자신의 몸에 감겨진 자신이 묶은 밧줄을 보라하며, 사람을 구속하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그 자신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만이 자신을 구속할 수 있다고 하며 몸에 묶여 있던 밧줄을 풀어서 갠지스 강에 힘껏 던졌다. 구루는 자신이 시인에게 20년 동안 시인에게 그대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라고 속삭여 왔다 했다고 했다. 그 후 구루와 시인은 강에 비친 달을 응시하며 오래도록 앉아있었다. 정말 멋진 말인 것 같았다. 사람을 구속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닌 오직 그 자신뿐이라는 말...... 나의 마음에도 와 닿는 말이었다. 나만이 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말..... 나도 이 말을 마음에 새기고 살아가겠다는 생각을 했다.
2일 후 구루는 다시 히말라야로 떠났다. 속세에 있으면 그의 세포가 파괴되는 것 같다나?
쨌든, 그가 기차 타는 것을 바라보며 시인은 정말 많은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얼마나 고마운 사람인가? 아무 보상도 바라지 않고 자신을 위해서 기다린 후 자신이 그를 무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알려주고 가는 그 사람. 시인은 이 이후로도 그를 만나기 위해 히말라야를 여러 군데 여행했지만 도저히 구루를 만날 수 없었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언제나 자유로운 정신에 머물러서 내 자신을 다스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약간의 성격 기폭이 심한 나로서는 정말 명심해야 할 말이다. 한번 지난 일을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아서 자유로운 정신에 머물러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 이제는 이것이 바로 나의 인생의 화두이다.
아무리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자유로운 정신 상태에 있다면 화를 내지 않을 수 있으므로 나는 그러한 일로부터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이 밖에도 너무나도 많은 이야기들이 나를 감동 시키고 정말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나를 이끌었다. “눈에 눈물이 없으면 그 영혼에는 무지개가 없다.” 는 델리에서 만난 젊은 릭샤 운전사의 인생의 고통에 대한 얘기고 정말 느낌이 새로웠다. 신분 사회의 잔재가 남아있는 인도의 거의 최하층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아직 젊은 릭샤 운전사의 말에서 나는 인도 사람들이 얼마나 인간 근본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사람들의 생각이 많아지면 좋겠다. 우리나라의 고위 관리들도 이러한 생각들을 할까? 인도가 비록 못 살아도 종교의 나라로 칭송 받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꼭 인도인과 같은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우리도 너무 밥 먹고 사는 데에만 집착하지 말고 자주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인간 근본적 생각들을 하길 바란다. 내가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지만, 정말 맘에 닿는 책이다. 다른 사람들도 꼭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