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보일드 하드럭을 읽고 하드보일드 하드럭

<하드보일드 하드 럭을 읽고>
「하드보일드 하드럭」은 두 편의 이야기이다. 제목에서 끌려 먼저 읽게 되었다. 「티티새」는 따뜻하고 소녀적이었으니까... 이 책은 아주 가까운 사람의 갑작스런 ??죽음??과 남겨진 사람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하드보일드」
이야기 내내 `나`는 불길한 꿈을 꾸고 현실에서도 꿈인지 분간키 어려운 몽롱한 불길함 속에서 환각도 보고 귀신도 만나면서 여행을 하게 된다. 그러고 보니 치즈루의 기일이다. 그 하룻동안 꿈과 기억과 몽롱한 현실 속에서, 치즈루가 보이고 그녀에게 매정했던 `나`에 대해서 죄책감도 생겨 그녀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거 같다. 치즈루와의 결별이 그녀에게 주는 충격을 알면서도 매정하게 그녀를 떠났던 그 때, `나`는 그렇게 사는 거라고 그리고 치즈루도 살아지게 될 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치즈루의 갑작스런 죽음을 접하게 되었…(생략)

인생이 그런 거다….
「하드럭」
불운
결혼을 앞두고 퇴직을 위해 철야로 인수인계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져 뇌사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여자와 그녀의 가족들... 단지 `불운`이라고 말하기조차 안타까운 상황인데, 바나나는 그것을 하드럭(불운)??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드보일드」와는 다르게 죽음이 유예된 상태에서 죽음 주변의 사람들의 삶을 보고 있다.
죽음이 삶의 가까운 언저리에 있을 때조차도 우리의 삶은 사랑이라는 달콤함에 빠져들 수 있다. 인생이 그런 거다. 언니의 죽음과 그 빈자리가 너무나 커서 삶에 구멍이 뚫린 것 같아도 그 ??죽음??이란 현실에서 한발짝만 물러나도, 난 이탈리아 유학을 떠날 수 있고 언니 약혼자의 형을 좋아하는 감정도 생기게 된다. 불운을 맞은 언니에게 미안한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바나나는 죽음은 단지 인생에 있어서 하드럭(불운)에 불과(?)하다고 보는 모양이다. 그래서 운이 강한 사람은 너무나 많은 다른 것들을 경험하게 된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래서 하드보일드하게... 주변에 죽음이란 불운이 닥쳤을 때에도 그 하드럭에 휘둘리지 말고 오히려 뽐내며 살아가라고 말하고 싶은 모양이다.
이 책은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역시 오늘을 살아가는 살아 있는 피가 흐르는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 나의 치즈루에 대한 기억, 죽어가는 언니에 대한 나의 알 수 없는 감정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밝아올 내일의 태양을 기다리고 또 다른 나는 새로운 사랑의 감정에 충만해지는 우리는 살아있는 사람이란 것.
어쩌면 그런 작은 희망과 난감할 수도 있는 사랑의 감정이 정말로 소중한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바나나의 소설이 나에게도 정겨운 난감함으로 다가올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
인상깊은 구절이 있었는데.. 생각도, 희망도, 기적도 없이, 언니가 이 세상을 떠나려 하고 있다. 의식도 없고, 몸은 따뜻하고, 모두에게 시간을 주고.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조그맣게 웃었다. 거기에는 영원이 있고, 아름다움이 있고, 그 안에는 언니가 분명 존재하고 있었다. 뇌와 몸이 따로따로 죽는 날이 온다는 것으르, 옛날 사람들은 상상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이미 죽는 본인의 문제가 아니라. 주위 사람들이 평소에는 생각지 못했던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신성한 시간이었다. 견딜 수 없음에 잠길수록, 신성함이 훼손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조그만, 희미한 틈새에 생간 예쁜 시간이야말로 내게는 기적처럼 여겨졌다. 견딜 수 없음도, 눈물도 사라지고, 이 우주의 위대한 움직임이 다시 내 눈 속에 비치는 우연하 순간, 나는 언니의 혼을 느낀다... 바로 이 구절이였다.
가까운 사랑하는 이의 죽음 뿐 아니라 일면식 없는 연예인이나 유명인사의 죽음을 대할 때도 우린 충격과 슬픔과 형언하기 어려운 고통을 당한다.
통과의례의 하나로 우리도 언젠가는 마주칠 죽음을 애써 외면하는 건 생에 대한 진한 집착만은 아니다.
새 신을 더럽히기 싫어 도랑을 피해 다니는 것. 이런 이유 아닐까?
하드보일드, 하드 럭 두편의 단편으로 엮은 이 책은 사랑하는 친구와 사랑하는 언니를 잃은 이의 슬픔과 그의 극복과정과 결국 살아남은 자는 살기 마련인 그 희망을 이야기한다.
추억으로 생각으로 그리고 꿈으로 만날 수 있단 말에 적지 않은 위로를 받았다.
뜻하지 않은 불의의 사고로 두 사람을 잃은 난 그래서 눈물겹도록 이 책이 고마웠다.
신비주의자인 그녀, 영이 맑은 사람은 꿈이 많고 그 꿈이 암시성을 띤다고 한다. 나 역시 그런 편이다. 그래서 그녀를 좋아한다.
정신의 쌍생아라고 할까?
사랑스런 삽화도 그녀가 직접 그렸다고 한다.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축복인지 그래서 힘을 내 열심히 살고픈 의욕도 생긴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