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파이 이야기〉
우리는 막연하게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때가 있다. 소설 <로빈슨크루소>의 주인공처럼 무인도에서 하고 싶은 것 다하고 생활할 수 있는 낭만적인 환상에 사로잡힌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자유도 생존을 위한 의식주가 최소한 갖추어지지 않는 상태에서는 한낱 공염불에 불과하다. 간단한 물조차 얻을 수 없는 절대절명의 현실 앞에 우린 이성적인 인간이 아닌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살육을 행하고 굶주림을 참아야하는 동물적 인간이 되고 만다.
이 책의 주인공처럼 새 삶을 시작하기 위해 떠난 캐나다행이 자신의 가족을 영원히 배(침춤호)의 침몰로 잃어버리고, 그 틈속에서 간신히 목숨을 구해 구명보트 하나만을 의지해서 살아야하는 모험속에 던져진 운명이라면 앞서 말한 낭만적 삶은 애초부터 있을 수 없었는지 모른다. 가족의 생사도 모른 상태에서 어린 소년으로서 야생의 동물인 하이…(생략)

구분되어있는데 첫번째는 인도 폰디체리에서 동물원을 운영했던 아버지와 가족들의 이야기 두번째는 바다속에서의 주인공 표류이야기 세번째는 멕시코 해안에서 구출후 병원에 입원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주된 이야기는 표류이야기였지만, 그속에서는 주인공인 인도인 피신 몰리토 파텔이 전하는 인도의 생활 모습 및 문화 그리고 재미있는 동물이야기와 상식, 다양한 종교(기독교, 힌두교, 이슬람교)를 통달한 주인공의 다소 황당하고 웃긴 이야기들이 작가의 독특한 이야기 진행방식과 묘사로서 전해지고 있다. 넓고도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위에서 어쩔 수 없는 동거를 시작한 인도 소년과 벵골 호랑이의 파란만장한 스토리속에 묘사된 모든 느낌과 생각을 문화적, 상식적인 지식 부족으로 인해 이해할 수 없지만 그속에서 그려지고 있는 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의 모습속에 나 스스로 희망을 떠올려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