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을 읽고

< 호출 >
어쩌면 이 소재는 지금의 나에게는 조금 공감이 가지 않는 소재 였던 것 같다. 나는 삐삐를 써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휴대폰에 너무나 길들여져 있지만 과거에는 삐삐에 길들여져 있던 시절이 있었다. 다른 사람의 번호가 찍히면 사람들은 공중전화 박스에 길게 줄을 서서 자신에게 전화를 해 달라고, 번호가 찍힌 사람의 번호를 누르면서 그것이 자신이 아는 번호를 가진 사람이면 나에게 어떤 용무가 있어서 전화를 했을까 하는 궁금증 속에서 전화를 걸고, 모르는 사람에게서 온 연락이면 이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라는 물음을 가지면서 버튼을 눌렀을 것이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전혀 모르는 사람과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일지 모른다. 늘 새로운 곳이 지금 내가 숨을 쉬고 살아가는 이 곳이다. 나는 오늘 하루도 내가 어떤 인생을 만들어 나갈지 알지 못 하고, 내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면서 오늘 하루를 보내게 될 …(생략)

람이었기 때문에 그는 그 여자에게 자신의 마음을 건내지 못 했다. 그가 그 마음을 전달하고, 그렇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였을 지도 모른다. 그런것과 아무런 상관없이 둘 사이에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둘 사이가 아니라 그 한사람에게서는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새로운 제품들이 등장할 때 마다 우리의 사고가 변화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설이였다는 생각도 든다. 요즘처럼 핸드폰을 쓰는 우리는 문자에 익숙해져 있어서 누군가에게 연락을 한다는 것이 어렵지 않다. 과거에 신문에서 처음 이제 모든 사람들이 서서 돌아다니면서 전화를 하는 모습이 머지 않아 대중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사를 보면서 참 신기 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드니 말이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 사람이 환경을 만든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우리는 가끔은 환경을 탓하기도 하고, 자신의 모습을 탓하기도 하면서 하루를 살아간다. 이렇게 우리의 일상은 늘 그저 그런대로 이어져서 만들어 지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인생이 그렇게 특별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우울해 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문득 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