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홍

화홍
이 소설은 「화홍」1, 2, 3권으로 이뤄져있다. 3권을 한순간도 책을 놓지 못하고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역사 로맨스 같은 냄새가 나지만 결코 우리나라 역사에는 없었던 달콤한 이야기. 한 번쯤 이런 왕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하는 이야기. 「징비록」처럼 역사에서 우리가 원하던 모든 것을 한번 구겨서 착착 버무려놓은 듯한 이야기.
우리가 만나는 대하드라마를 보면 절대 진리일 수밖에 없는 몇몇의 인물과 그 안에 조금은 가상의 냄새가 나는 인물을 시대에 맞게 적절하게 배합시켜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어느 한 시대의 옛날이야기 같은 드라마이면서도 전혀 역사와는 동떨어진 그런 꾸며진 이야기를 좀 다루는 것은 안될까? 시청자들은 그런 드라마는 외면하고 말까?
대충 조선시대 중간시대 실학이 싹 트는 시대쯤으로, 현존했던 역사 속의 왕은 아니지만 다소 방탕끼가 있고, 다소 폭군의 기질도 있고, 여…(생략)

었을까? 나는 이 소설을 읽은 후에 인터넷에서 작가가 염두에 두었을 왕들을 조회해보았다. 오래도록 왕위를 차지했던 영조, 북벌정책에 관심이 많았던 효종 등. 그러나 어떤 왕도 이 소설 속의 왕처럼 멋지지 않았다. 한 번쯤 꿈 꿔보고 싶은 우리나라의 왕의 모습. 멋지지 않은가? 난 이 소설을 드라마로 만나고 싶다. 정말로. 저엉말로.
작가님은 여자주인공을 문근영양, 남자주인공을 권상우님을 염두에 두고 글을 썼다고 했는데, 읽으면서 머릿속에는 정지훈님이 그려지고 있었다. 이 시대 최고의 킹카라는 정지훈님이 역사물에서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글이었다. 작가님의 독톡한 문체가 즐거움을 주었고 천막씬에서 어쩐지 ‘풀하우스’의 영재와 지은이의 텐트씬을 연상하게 했다. 얼쑤. 지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