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경의 목민심서

<황야의 이리>
가시나무의 첫 대목은 "내 속에 내가 너무 많아."로 시작한다. 자신 속의 또 다른 자신들. 흔히 다중인격이라고도 부르는 이런 현상들을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하는가? 병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그 사람들을 병원으로 추방시켜야하는가? 아니면 그러한 사람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하는가?
주인공은 자신이 `이리`라고 생각을 한다. 고독한 황야의 이리. 그래서 그는 인간만이 우굴거리는 이 사회를 떠나려고 한다. 그는 이 세계에 관심이 없다. 흥미도 없다. 전혀 살 의욕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인간의 탈을 쓴 이리가 소설의 주인공이다. 그는 다방면으로 인간과 친해지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 하지만, 인간과의 소통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그는 동물의 언어를 사용하고 인간은 인간의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가 인간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인간이 이리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이 둘의 상호작용은 불가능한…(생략)

와 같은 인간 내면에 있는 다양한 인간에 대한 고찰을 헤세의 `황야의 이리`는 소설이라는 기법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