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의 누

혈의 누
우리나라는 과거에 수많은 전쟁을 치러 왔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임진왜란, 동족상잔의 비극을 불러온 6?25 전쟁, 다른 국가들의 세력 싸움에 말려들게 되었던 청일전쟁 등 셀 수도 없이 많으며 그 전쟁들을 통해서 우리 민족이 느낀 한과 고통, 절망감 등은 시와 소설로 표현되어왔다. 다른 한 편으로는 그 전쟁들을 통해 비록 마음과 땅이 폐허가 되었지만 역경을 이겨냄으로써 우리 민족이 마음을 더 굳건히 먹은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두 가지를 표현한 것이, 바로 이 소설, ??혈의 누??이다.
이야기는 청일전쟁이 끝난 후, 폐허가 된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한 여인이 모란봉 산비탈의 시체들 사이에서 기진맥진한 채 자신의 가족을 찾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되는 이 소설은 한 가족이 전쟁으로 인해 얼마나 고통 받을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옥련이라고 하는 이 소설의…(생략)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우리나라를 만들어 나갈 꿈에, 구완서는 우리나라를 부국강병으로 만들어나갈 꿈을 갖고 함께 미래를 헤쳐 나갈 것을 약속한다. 또 옥련은 아버지에게서 어머니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어머니께 편지를 쓰게 된다. 그 편지는 광무 6년 7월 11일에 부쳐 진 것인데, 임인년 8월 15일에서야 옥련의 어머니는 그 편지를 받아보게 된다.

이 소설을 읽으며 나는 청일전쟁으로 가족과 헤어지게 된 옥련이 자신의 인생을 얼마나 당당하게 자신의 인생을 일구어 나가는 지, 그 모습을 보고 저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되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그녀는 그러한 결말에 이르기 까지 수많은 고난과 시련을 이겨 내야만 했으며, 그 근본적인 원인은 청일전쟁이었다. 이런 면에서 전쟁은 잔혹한 것 같다. 청일전쟁은 전쟁만 아니었다면 화목하게 살았을 한 가족을 산산이 조각내고 또 각각 서로를 만나기 전까지 마음 깊이 베인 상처를 간직한 채 살게 하였다. 하지만 꼭 나쁘다고만 할 수도 없는 것이 전쟁은 옥련의 인생을 바꾸어 주는, 그녀가 자신의 꿈을 갖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다. 청일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던 들 옥련이 일본에 건너가고, 또 그 곳에서 구완서를 만나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서 여성들을 위해 일할 기회가 있기나 했을까? 물론, 전쟁이 아니더라도 옥련이 다른 모습으로 같은 목표를 지향하는 삶을 살았을 수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나는 전쟁이 아무리 많은 장점이 있다고 한들 그 파괴성이 주는 고통, 시련, 절망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고 본다. 요즘 날에도 종교, 자원 문제로 많은 전쟁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이러한 전쟁을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개인, 가정, 더 나아가 국가의 평화와 안전, 그리고 행복을 위해 모두 협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