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비 납치사건을 읽고 황태자비 납치사건

황태자비 납치사건을 읽고
내게 있어서 책은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도구이다. 어떤 책에 심취하게 되면 헤어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에게 있어 김진명님의 소설들이 그러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우연한 기회에 옆 반 선생님의 책을 보게 되었는데 그게 “하늘이여 땅이여”였던 것이다. 난 책을 볼 때면 작가를 보게 된다. 책이 재미있다 보니 눈에 들어오기도 했지만 말이다. 한 작가의 어떤 작품이 맘에 들면 거의 그 작가가 지어낸 책을 읽어보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이 책도 읽게 된 것이고 또한 최근에 읽은 책 중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기 때문에 이 글을 쓰는 것이기도 한다. 황태자비 납치사건. 책 제목에 모든 내용이 압축되어 있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왠지 흥미가 있기도 하다. 물론 이 책의 주인공이 황태자비이다.
그녀가 납치되어 일어나는 일들, 일본 정부의 놀라움과 세계의 이목이 모두 일…(생략)

나쁜 의도라곤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마사코를 편안하게 하고 예의를 지키며 황실의 황태자비를 모신다. 그녀는 납치범에게 모든 걸 물어보고, 그들을 도와준다. 끈질긴 수사 끝에 납치범을 잡는다. 하지만 마사코는 그들을 도와주려 한다. 한국은 이미 유네스코에 일본의 교과서를 다시 검토하라고 했지만, 유네스코가 그 일본의 교과서가 잘못되었다고 선뜻 판정하기 어렵고, 그리고 그날이 온다. 한국 측은 불리한 상태에서 유네스코의 판정이 시행되고 한국 측은 납치범 중 한 사람의 쪽지를 받고 마사코를 증인으로 섭외하게 되고 마사코는 한성공사관 435전문을 들고 나타난다.
그것은 명성황후의 죽음에 대해 적나라하게 기록되어 있었고, 그것을 세상에 내놓게 된 이상 일본의 교과서는 더 이상 판정할 가치도 없게 된다. 정말 난 이 때 어찌나 기쁘던지 마치 소설이 현실로 다가왔고, 정말 현실로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황태자비는 일본의 국모와 마찬가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명성황후의 죽음에 더 가슴이 아프고 한 것 같다.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뭐랄까, 한국인의 긍지와 한국을 부끄럽게 여긴 내가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다. 정말 일본 사람들이 자기들의 역사를 인식하고 받아들여서 우리 나라와 싸우지 않기를 바라는데 일본은 세계에 진출하려면 자기 나라의 부끄러운 일은 감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니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거짓은 들통나게 되어 있는데 그걸 모르는 것도 아닐텐데....... 일본이 좀 더 성숙하여서 서로 나쁜 감정이 사라지면 좋겠다.
우린 일본을 쪽바리라고 하고, 그들은 우리를 조센징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보다 한국인, 일본인 이렇게 그냥 좋은 감정으로 서로의 역사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