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 `이`를 읽고 희곡 이

爾
이 연극은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라는 영화로 만들어져 흥행하는 크게 흥행하였다. 이 영화를 통해서 영상 서사가 대중들에게 미치는 힘이 얼마나 강력한가를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하는 영화이다. 크게 돈들인 것 없이 만든 영화가 2006년 3월 현재 1200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사람 네 사람에 한 사람 꼴로 영화를 본 셈이니 어린이와 노약자 빼고는 모두 본 셈 아닌가! 영화를 보고나서 `왕의 남자`의 원본텍스트라 말하는 爾를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희곡은 처음 읽어보는 것이라 생소하기도 했지만 연극배우들이 이런 대본을 읽고 외어서 연기를 하는구나 생각을 하며 보니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爾에는 두 편의 희곡이 실려 있다. 표제작인 爾와 불티나가 그것인데, 爾는 영화와 비교해 가며 보니 빠르게 읽을 수 있었으며 어느 부분에서는 영화와 다르고 또 어느 부분에서는 영화와 똑같구나를 느낄 수 있어…(생략)

에 띄는 걸 보면 뭐 당연하겠지만 내게는 좋은 영화를 본 후 또다른 장르의 원작을 읽었다는 것도 선물을 받은듯 하다.
아무튼 책읽기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부담없이 즐겁게 희곡집이란걸 읽을 수 있음을 알게 될 것 같고 의외로 희곡집도 소설만큼이나 많은 것들이 꽂혀 있음을 보고 앞으로는 관심을 기울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대사가 지나치게 긴 부분이 여러군데 있어서 한 호흡에 읽혀지지는 않았지만 내용 자체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정도 더 읽어야 완전히 내 것으로 흡수할 수 있을 것 같다. 순전히 `왕의 남자`의 여운 때문에 사서 읽은 희곡이었지만 소설과는 또 다른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