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토노트

타나토노트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어떻게 죽음을 맞을 것인지 생각하며 스스로를 되돌아본다. 삶에 대해서 진지해 지기도 하고, 너무나 생소하게만 들리는 죽음을 두려워하기도 하며, 피하고 싶어하기도 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한 번은 꼭 찾아오리라는 사실 앞에서 죽음에 대한 호기심 또한 감출 수 없다.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지하기 때문이다. 죽은 이후에 자신이 어떻게 되는지 수없이 듣고 말하고 있지만,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죽음에 대해 딱히 이거다! 라고 확신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죽음이 두려운 것이다.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두려워하면서도 궁금해하는 사람들 앞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사후세계에 관한 이야기는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죽음 너머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타나토노트>는 모험과 사랑이 함께 하는 이야기인 동시에, 각 나라들…(생략)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소개되는 고대 신화, 전설을 보고 있으면 과연 현대인들이 이룩한 이 과학문명을 `진보`라 부를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어쩌면 현대인들보다도 고도의 문화를 지니고 있던 고대인들은 죽음의 실체를 밝혀내는 것이 죽음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정말로 기계와 기술의 힘을 빌어 죽음을 샅샅이 파헤치기보다는 인간 스스로가 지닌 `내적 성찰`을 통하여 죽음에 대해 사색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도 모른다.
작가는 결론을 말하고 있다. 한번뿐인 이 생에서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기 마련이다. 선과 악은 공존하게 마련이고, 그 중에서 선을 택할지 악을 택할지도 순전히 개인의 선택이다. 그러나 사후세계와 환생을 믿는다면 선행을 실천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또한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겸허하게 중용의 자세를 지니고 살아가야 한다는 영원불멸의 진리도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베르나르는 인류의 가장 고전적인 물음표,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물음표에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해 답변한 것이다.
죽음이란 우리가 알 수 없는 두려운 세계지만 우리의 삶에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끝이 있기에 인간의 삶이 값지고, 그러하기에 삶을 지탱할 수 있다. 죽음은 우리에게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해주는 버팀목인 동시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베르나르의 가상현실을 통해 느꼈다.
<타나토노트>를 읽으면서 나의 전생은 무엇이었으며, 내가 현생에서 꼭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니,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된다. 사후세계가 있든 없든 현생은 한번뿐이며, 똑같은 삶을 두 번 살수는 없는 것이다. 내 은빛 사슬이 끊어지고 나의 심령체가 영계를 향하는 그때 그 어떤 후회나 미련 없이 이 세상을 떠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어쩌면 베르나르의 말 그대로 영계의 저 끝에는 온화한 빛을 머금고 있는 대천사 3명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들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고싶다. 죽음은 나에게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