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노니는 집을 읽고나서

책과 노니는 집을 읽고나서
청소년기 헤르만 헤세의『데미안』을 처음 읽던 그때, 나는 열등감으로 가득 찬 세계에 갇혀 있었다. 그런 나를 흔들어 깨웠던 것은 바로 책이었다. 성인이 된 나는 최근 ‘책과 노니는 집을 읽으면서 다시 그때를 떠올렸다. 그리고 내 마음을 마주할 수 있는 책을 만났을 때의 설레임을 고스란히 느꼈다. 이렇듯 내 마음에도 책과 노닐었던 추억이 있었고, 지금도 그 시절의 글귀는 내게 마음 속 울림의 구심점이 되는 말로 남아 있다. 그리고 여전히 책과 노니는 그 순간의 행복을 갈망하고 있다.
나는 책을 좋아한다. 책과 노니는 집의 주된 등장인물인 장이와 장이 아버지, 홍 교리와 미적 아씨처럼. 책을 좋아하는 독자가 책을 읽으면서 책을 사랑하는 다른 이들의 삶을 바라본다는 것은 참 흥미로운 일이다. 책과 노니는 집은 ‘장이라는 주인공 아이의 시선으로 천주교가 탄압 받던 시절, 새로운 사회의 변화를…(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