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말뚝

남편의 죽음이 무식함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엄마는 이를 계기로 오빠를 서울로 데려간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잘 지내던 ‘나마저 서울로 끌고 올라가다시피 한다. 어쩔 수 없이 엄마의 손에 이끌러 오기는 했어도 나는 서울의 화려한 생활을 은근히 기대한다. 그러나 서울에 도착한 나는 서울의 우리 집을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서울의 우리집은 고향의 한옥이 아닌 현저동의 산꼭대기의 좁아터진 단칸방이었고 엄마는 동네 삯바느질로 겨우겨우 생활비를 벌어 오빠의 생계를 대주고 있었던 것이다. 서울 문 밖 현저동의 가장 높은 곳의 작은 단칸방에서 나는 갖가지 사고를 쳤고, 그 때마다 엄마는 동네의 분위기와 물을 탓하면서 서울 사대문의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집념을 더욱 키워나갔다. 그 문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엄마는 내게 공부도 잘하는 못 하는 것이 없는 유능한 신여성이 될 것을 강요했으며, 오빠를 거의 신앙으로 대했다. 그렇게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