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소의 에밀을 읽고나서

루소의 에밀을 읽고나서
루소의 에밀은 교육자를 꿈꾸고 있다면 꼭 읽어봐야 하는 필독서입니다. 평소에도 읽고 분석해보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일단 루소가 이야기하는 자연주의 철학에 기반을 둔 교육관은, 평소 본인이 생각하는 교육관과 일치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최대한으로 자유롭게 공부하게 합니다. 그것이 제가 평소에 생각하는 교육관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 스스로 존경받을 가치를 충분히 가지고 있고, 그들의 규약하거나 규제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의 교육에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규제하고 자유롭게 놔두지 않느냐 에 대한 의문을 항상 느끼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배우는 것도 스스로 선택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반론할 수 있습니다. 그럼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생략)

니다. 에밀에 대한 유년기에 아이들에게 어떤 상황에 대한 준칙을 설명하자면,
제1준칙: 아이에게는 남아도는 힘이 없을 뿐 아니라 자연이 요구하는 것을 행하기에도 부족합니다. 그러므로 자연이 그들에게 준 힘은 모두 사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제2준칙: 아이들의 육체적 필요에 속한 모든 것, 즉 지적인 것이나 체력적으로 그들에게 부족한 것이 있으면 도와주고 보충해 주어야 합니다.
제3준칙: 아이들을 도와줄 때에는 변덕 또는 이유 없는 욕구에는 응하지 말고 필요한 것만 응해 주어야 합니다.
제4준칙: 어린이의 욕구가 자연에서 생긴 것인지 고집에서 생긴 것인지 구별하기 위해 그들의 말이나 표정을 주의 깊게 연구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나오는 이상의 준칙의 근본정신은 아이에게 진정한 자유는 많이 부여하고 지배욕은 줄임으로써 독립적으로 행동하도록 하는 반면 의타심을 막아보자는 데 있다고 합니다. 즉 분석하자면, 아이들의 자연적인 행동은 그에 맞는 반응을 하되 그렇지 않은 고집에서 비롯된 것에서는 어떤 반응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루소는 아이들의 모든 행동을 인정하지 않는 것일까 그가 말한 자유는 어떤 것일까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답은 쉽게 나오는데, 그가 주장한 자연인, 자연주의라는 어휘를 이해한다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자연인이란 자연적 욕구 상태에 있는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무언가 인위적이고 고집적인 개인의 생각이 아닌 자연스럽게 나오는 생각을 행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 것에 대해서는 주위에 조력자가 조금만 도와준다면, 아이는 스스로 지식을 구성하고 능동적인 학습자의 자세로 자신이 흥미를 가지는 것에 대해 공부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부모는 아이들에게 특정한 인간을 만들려는 목적성을 띄고 아이를 훈육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애정임을 강조하였습니다. 모든 교육자들이 유년기의 아이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강조하지만, 루소만큼 강조한 사람은 없었다. 유년기 때 받는 아이의 사랑이 미치는 결정적인 영향력을 루소는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루소는 어린이 시기와 유년기에 대한 생각에 차이를 나타냈습니다. 유년기는 아이들의 욕망에 충실한 시기이지만, 어린이 시기에는 이것과 달리 자아가 생기고 그럼으로써 정신적-도덕적 인간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과거 아이들의 어린 시기를 몽매한 상태라고 매도한 철학자들에 비해 매우 획기적인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는 것 보다 자유롭게 그리고 자유롭게 또 자유롭게 살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인간다움을 유지하고 밝게 노는 것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언어를 배우는데 있어서도 간단한 발음이나 사물 위주로 배워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려운 것을 표현하는 능력이 아니며, 아이들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학 역시 기하학을 미리 배울 필요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루소는 즉, 실물 (감각 사물 육체적 훈련)을 통한 교육을 주장하였습니다.
요약하자면, 이 때 어린이 시기는 언어를 습득하고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소극적 교육의 시기 이므로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책들을 피하고 감각, 사물 교육, 육체적 훈련에 중점을 두어야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아이들이 더 행복하고 자유롭게 행동하는 법을 배우며, 주로 경험을 통해 사물을 이해해야할 것을 뒷받침하는 논거가 될 것입니다. 루소는 소년기라고 표현하면서 적극적인 교육을 중요시 하였습니다. 이성훈련과 지성을 가꾸는 시기라고 생각하여, 지식 주입에 치중하기보다는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물 교육, 사실의 관찰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즉, 아이들 자체의 호기심을 중요하게 여겨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며, 이것은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노동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며, 노동이 주는 여러 가지 이로움을 통해 몇 번 듣는 것보다 몇 번 보는 것, 몇 번 보는 것 보다 한 번 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아이들에게 어떤 지식을 다 알려주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하였습니다. 이 비판의 근거는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알려주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어떤 지식의 출발점에 대해 제시해주고 스스로 흥미를 느껴 공부하는 것이 더 자연적이고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서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이지를 이용하여 사물을 분석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이는 지식을 단순히 기억하는 것보다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 자신의 지식이 되는 것임에 근거가 되는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에밀이란 아이가 이 시기에 배워야할 모든 지식을 아는 아이로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닌, 자신에게 관계되는 덕을 갖춘 아이를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어떤 지식이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아이가 바로 에밀인 것입니다. 루소는 이 시기를 제 2의 탄생이라고 규정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으로 태어나는 제 1시기와 그리고 남자와 여자가 뚜렷이 구분되는 다시 말해서 남자는 남자로, 여자는 여자로 다시 태어나는 제 2시기라고 구별한 것입니다.
이 시기에는 도덕적-종교적 감성교육으로 부패한 사회에 적응하지 않고 역사에서 인간의 자연성을 인식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교육적 측면에서 어떻게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는 내용의 측면은 조금 부실하게 설명이 되었다. 책 ‘에밀’ 이 어린아이의 교육부분을 중점적으로 자세히 할애하여 설명하여 뒷부분이 조금 부실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주로 이 시기에는 감수성이라는 단어로 이 시기의 특징을 설명하였는데, 그 준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1준칙: 인간은 자신들보다 행복한 사람의 위치에 자기를 놓아 보는 일은 없고, 자신보다 불행한 사람의 위치에 자신을 놓아 볼 뿐입니다.
제2준칙: 사람은 자신도 똑같이 불행을 당하게 된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남의 불행을 동정하지 않습니다.
제3준칙: 우리가 다른 사람의 불행에 대해서 느끼는 동정은 그 불행의 크고 작음에 있지 않고, 그 불행에 괴로워하는 사람에 대해 지니는 감정에 좌우된다.
위의 준칙은 감수성에 근거하여, 기쁨, 슬픔의 단순한 감정에 구애받던 어린이 시절과 비교하여 다양한 감정을 갖는 (15~20세)의 아이들에게 적용된다. 이는 자신의 고통을 느끼고 자신의 고통을 심각하게 생각하지만, 나중에는 경험에 의해 타인에게 동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이 시기는 감정에 구애를 많이 받는 시기이므로 감정을 자극하지 않는 차분하고 행복한 환경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루소의 에밀의 마지막 시기인 결혼기에 관한 내용입니다. 여성 소피를 만나 생활을 확립하고 감정의 안정 등 내적 자유를 얻는 완성기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는 루소의 여성 교육론에 대한 루소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데, 이 주제에 대에서는 다소 주관적으로 루소의 평가가 들어가 있으므로 생략하겠습니다.
정말 여러 번 봐도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지만 항상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책이었습니다. 루소의 자연주의 교육이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인 방임을 허용하는 것이 아닌 것에 대해 안 것이 가장 큰 수확일 수 있겠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생각했던 점은, 루소라는 사상가가 이렇게 교육에 대해 잘 이해하고 공감할 만한 저서를 남겼는데, 왜 자신의 자식에 대한 교육은 실패했는가 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본다면, 교육 이론을 세우는 것보다 현장에 적용시키는 일이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현재의 교육이 우리에게 이 만큼의 경제 성장이나 시민의식의 성장을 이끌어 낸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예전의 교육이 갖지 못했던, 민주성, 자율성 등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패러다임이라는 것입니다. 교육이 시대의 발걸음을 맞추지 못하더라도, 교육은 현장의 여러 선생님과 학생 학부모에 의해 그 본질이 지켜져 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을 논하시는 여러 윗분들은 지금의 성과가 교육 정책의 성공에서 비롯되었다고 착각을 하시며, 교육과정이 바뀌어도 기존의 비효율적인 틀을 유지하는 것일 것입니다.
시대가 바뀌면 교육의 방식도 바뀌어야 합니다. 아니다. 교육의 진정한 본질은 변할 수 없다. 라는 두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시기입니다. 두 의견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우리 교육은 여태껏 너무도 느린 발걸음을 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번 교육 과정이 바뀌었지만, 그 교육의 본질적인 내용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학습이 중요합니다. 학습은 교사에 의해 대부분 결정된다. 자율 학습은 교사의 재량 한도 내입니다. 라고 선을 그으면서 교육 과정을 바꿔 왔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새로운 교육을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좀 더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그리고 자연스러운 교육이 몇 백년 전 루소에게서 주장되었습니다. 그 현명함에 감탄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자라는 것, 그렇게 교육받을 권리가 우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