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지속의 법칙을 읽고나서

우정 지속의 법칙을 읽고나서
카카오 톡을 열었다. 다시 닫았다. 핸드폰을 쳐다보며 고민을 했다. 알림음이 무음 으로 되어있나 해서 설정메뉴에도 들어갔다 나왔다. 한숨이 나온다. 엄마 눈치를 보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연락이 왜 안 오지’ 학교에서 조별로 친구들끼리 무엇이든 같이하고 사진을 찍어서 보고서를 내라는 과제가 나왔다. 서로 시간을 맞추고 무엇을 하고 어디서 모여야 되는지 얘기해야 하는데 핸드폰은 하루 종일 어떤 소리도 들려주지 않는다. 나는 친한 친구가 없다. 학교 외에선 친구들과 만나서 놀아본 적이 거의 없다. 영어나 수학 학원을 다니지도 않고 친구들이 좋아하는‘롤’이란 게임은 내가 좋 아하지도 않는 게임이다. 그래서 친구들과 공통된 주제로 이야기하기도 어렵다. 친구를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이 이야기를 하면 얘가 좋아할까’‘내가 지겹게 느껴지지 않을까’ 등의 생각만…(생략)

나 잘생긴 남자가 되어서 인기는 많아졌지만 홍대용과 엄성 같이 ‘천애지기’로 불리는 우정을 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서로의 소중한 것을 아낌없이 내 주는 마음은 외모에서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로봇대회에 나갈 때이다. 프로그램을 짜서 로봇을 움직여야 했다. 같이 하는 친구 들 중에 프로그램을 짜는 속도가 제일 빨랐고 로봇의 움직임도 부드럽게 할 수 있 었다. 대회 전 날 프로그램이 완성되지 않은 친구가 있었다. 선생님은 내가 만든 프로그램을 줄 수 없겠냐고 하셨다. 나는 힘들게 완성한 것을 주고 싶지 않아서 싫다고 했다. 사실 프로그램을 주어도 가지고 있는 로봇이 미세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다시 손 봐야 하는 힘든 작업이 있다. 알면서도 그 때 는 힘들게 짠 프로그램을 주기 싫었다. 이정구는 어렵게 구한 벼루를 유득공이 뺏 어 갔음에도 한 숨 한 번 쉬고 친구에게 내 주는 마음을 보며 그 때의 내가 부끄럽 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도움을 받으며 프로그램을 완성했는데 욕심과 친구사이 에서 욕심의 무게가 더 무거웠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정 지속의 법칙을 읽으면서 내가 무엇을 잘못 생각하는지 알게 되었다. 말을 걸 기도 전에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친구를 사귀기 전에 떠날 것을 무서워했다.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니라고 나 혼자 생각했다. 나뿐만 아니라 내 주위 친구들 모두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내 준 조별과제는 결국은 누가 먼저 얘기를 하느냐의 문제였다.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가 카카오 톡에 올라온 글을 보고 순식간에 결정되었다. 쉬운 일을 왜 어렵게 고민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성을 쌓고 문을 닫아걸고 나만의 생각대로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군가 말을 걸어주기를 바라고 나를 이해해주기를 원했던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생각도 행동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했다. 지금의 내가 그렇다. 문을 열고 나오지 않으면 우정 은 만들 수 없을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전학 간 친구가 있다. 서로 연락하자며 전화번호를 주고받았다. 2년이 지난 지금 연락 한 번 하지 않았다. “ 잘 지내냐” 카카오 톡에 한 줄 만 쓰면 되는데 나는 무엇을 망설이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우정 지속의 법칙은 11가지나 되지만 공통점이 있다. 모두 자신을 믿고 용기를 가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들이다. 인생에 친구 셋만 사귀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한다. 친구 셋을 사귀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먼저 내가 달라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먼저 문을 열고 활짝 웃어야겠다. 그리고 친구의 문을 두드려야겠다. “오늘 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