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을 읽고나서

데미안을 읽고 나서
예전에 중학교 교과서에서 시 같은 노래 가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조성모 라는 가수가 불렀다고 하던데 가사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내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은 쉴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은 편할 곳 없네! 약간 종교적인 냄새가 나기는 했지만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다는 말이 조금씩 이해가 되었습니다. 특히 사춘기를 지나면서 스스로는 화를 내고 싶지 않지만 나도 모르는 또 다른 내가 화를 내고 때로는 이런 나의 모습을 더 큰 내가 지켜보면서 못났다고 야단을 치곤했습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같은 극단적인 나의 모습들이 내 속에서 혼돈을 일으켜 될 때로 되라며 스스로를 팽개친 적도 있었습니다. 데미안을 읽으면서 이런 다중적인 목소리를 나만 듣는 것이 아니라는 위로를 받았습니다. 데미안 속 싱클레어는 사춘기를 지나면서 자신을 이끌어 주는 내면의 소리들을 경험합니다. 그런 자아의 목소…(생략)

문이 들었습니다. 도그 빌 이라는 영화에 대한 평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산속 깊은 마을에 예쁜 여자가 우연히 도망을 치듯 들어왔습니다. 쫓기는 그녀는 마을사람에게 도움을 청했고 마을에 머물며 마을사람에게 보답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합니다. 하지만 이장에게 겁탈을 당하고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평소에 그녀에게 자신들의 남편이 잘 해주는 것을 보며 질투심을 느끼고 있던 아낙네들과 이장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한 마을남자들은 그녀의 부도덕을 인정합니다. 진실을 외면한 채 자신의 이익과 안전을 위해 마녀사냥에 동참 한 것입니다. 카인도 어찌 보면 그가 가진 능력을 두려워 한 평범한 사람들이 먼저 낙인을 찍어 공격한 경우일 것 이라는 데미안의 해석이 조금은 타당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기독교를 믿지 않는 저 조차도 성경의 이야기에 역발상으로 의심해 본다는 것이 조금 두려웠습니다. 그런 면에서 헤세는 도발적 상상이 이단으로 오해받는 것이 싫어서 처음에 다른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했다고 합니다. 도발적 성경해석은 십자가 옆에서 예수님과 함께 최후를 맞이한 두 도둑에 대한 변론에서도 잘 드러났습니다. 교회에서는 죽기 직전에 회개를 하고예수님을 믿은 도둑을 칭찬하지만 헤세는 오히려 그런 도둑의 모습을 변절자로 여겼습니다. 잘못이 있어도 일관되게 자신의 삶의 자세를 지키면 끝까지 변치 않는 모습을 보인 또 다른 도둑이 더 의리 있고 신념이 있는 인물일 수 있지 않냐는 그의 질문은 그의 논리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세월호 참사에서 만약 유병헌씨가 경찰에 잡힌 후 자신이 회개를 했고 그래서 자신의 죄를 사해졌다고 한다면 유족들의 가슴은 어떻겠습니까 인간보다 더 큰 존재인 하늘이 용서했다고 하지만 그것을 인정 할 수 없습니다. 하늘이 오히려 죄 의식 없는 인간을 회개 해 준 것에 분노할 것이고 있던 신앙조차 버릴 수 있을 것 입니다.이처럼 헤세는 인간은 죽음과 구원조차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저는 압락사스라는 종교가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습니다. 희열과 오싹함이 섞이고 남자와 여자가 섞이고 지고와 추악이 뒤얽혔고 깊은 죄에는 지극한 청순함을 통해 충격을 주며 (중략) 사랑은 천사상이며 사탄이고 남자와 여자가 하나였고 인간과 동물 지고의 선이자 극단적 악이었다. 압락사스는 처음에는 이해 할 수 없었던 모순된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속에도 이런 개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저는 엄마에게 이런 모순된 감정을 느꼈습니다. 나를 위해 희생하고 노력하는 모습에 애정을 느끼기도 하지만 간섭과 잔소리는 미움을 낳았습니다. 이런 애증의 감정 때문에 힘들었지만 이것은 잘못이 아니고 비도덕적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도덕적인 것만 강조하면서 살 때 그것은 세상 절반만 보고 사는 것 입니다.세상에는 우리가 인정해야 하는 모순이 있고 이것을 받아들일 때 오히려 세상을 다 보는 것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한 가지는 나 자신을 찾아가는 진정한 깨달음과 당당하게 알을 깨고 나와 세상과 마주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헤세는 우리들에게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