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장난을 읽고나서

지독한 장난을 읽고나서
‘지독한 장난’ 제목만 보아도 대충 느낌이 확 오는 이 책은, 그렇다, 학교폭력과 관련된 책으로 반에서 일진 같은 학교폭력의 주도자 역할을 하는 강민, 강민의 옆에서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다가 하루아침에 왕따가 되어버리는 준서, 강민의 옆에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당하는 입장도 아닌 성원까지, 학교 폭력 발생 시 나눠지는 세 부류의 학생들(가해자, 피해자, 방관자)의 입장에서 각각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나는 평소에 학교 폭력이 발생할 때면 거의 방관자의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특히 성원이의 마음이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됐다. 하지만 성원이의 입장과 내가 살짝 다른 점이 있다면, 성원이의 경우에는 ‘지독한 장난’의 첫 희생자 혜진과 두 번째 희생자 준서 모두 싫다는 표현을 확실하게 하는 반면 나 같은 경우에는 지금까지 교내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의 피해자가 확실하게 싫다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생략)

않은 것 같다. 냉정하게 사건을 바라보면 정말 뿌린 대로 거둔 거다. 자신이 그 만큼 혜진이를 괴롭혔고 못살게 굴었으니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인건, 혜진이가 준서를 조금은 도와줬다는 것이다. 여기서 혜진이에게 많은 놀라움을 느꼈다. 자신을 그렇게 괴롭혔던 아이에게 용서를 하다니. 나 였었어도 그건 힘들었을 것 같은데 정말 멋졌다. 그리고 혜진이의 조언이 있기도 했지만 스스로 일어서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준서도 보기 좋았다. 역시 사람은 표현해야 하는 거다. 결과를 다 보여주진 않았지만, 준서도 곧 이 상황에서 해방될 것 같은 기미가 보여서 참 다행이다.
마지막으로 강민. 강민이의 상황은 현재 학교폭력의 악순환을 제대로 보여준다. 과거의 강민은 피해자였고, 그때 생긴 마음 때문에 지금의 강민이 가해자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활을 많이 들어봤고, 보기도 했기 때문에 복수하고자 했던 마음, 똑같이 다른 사람에게 하고 싶던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고 저렇게 변해버린 게 많이 안타깝다.
이 세상에는 많은 장난들이 있다. 말장난, 손장난, 발장난 등. 나 역시 장난치는 걸 좋아해서 얘들에게 장난을 많이 건다. 간지럼 태우기, 사진 찍을 때 머리에 뿔 만들기 등. 하지만 하다가 싫다고 하면 더 하고는 싶어도 그만둔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온 장난은 너무 급이 다른 것 같다. 겨우 장난이라 하기에는 강도가 심했고 지나쳤다. 그 정도의 장난이라면 사람한명 목숨정도는 쉽게 사라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책에서 성원이 부분에서 이런 말이 나왔었다. ‘장난감이 되지 않으려면 적당한 거리를 유지 하는 것이 필요하다.’ 솔직히 나 같았어도 그런 입장이었을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본능처럼. 하지만 책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러면 안 된다. 안되겠다. 사태가 더 심해지기 전에 방관만 하지는 말아야겠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이런 갈등 상황에 있을 필요가 없도록 하루 빨리 학교폭력이 사려져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