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고
책의 첫 장부터 쉽게 읽히진 않았다. 니체, 영원한 회귀, 이분법 등 손쉽게 읽히는 단어 또는 문장들 보다는 반복해서 생각해 봐야 하는 글들이 나오는 등 첫 부분에서만 꽤 많은 시간이 걸리며 읽은 것 같다. 또한 읽으면서 일반적인 시간 순서를 지키지 않는 서술방식에 당황하기도 하면서 전체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하며 읽었다. 처음 앞부분의 철학적 사상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란 책의 제목만 놓고는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어떤 종류의 이야기인지 가늠하기엔 쉽지 않았다. 지금까지 인생을 기쁨과 슬픔, 평범함과 독특함 등으로 나누어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 가벼움과 무거움으로 생각된 것을 본건 이 책이 처음이었다. 소설의 주요 인물들은 토마시, 테레자, 사비나, 프란츠 이 네 남녀이다.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주가 되면서 정치적,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그들의 행동과 생각들…(생략)

께 죽는 토마시의 선택이 옳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내가 그들을 이해 못했던 이유를 알게 된 것 같았다. 나는 항상 무거움쪽에 생각을 두었기 때문이었다. 테레자처럼 우연적인것에 의미를 두어 필연으로 만들거나 프란츠처럼 나 혼자 생각하는 상상적 존재들의 시선 때문에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선택을 한 적도 많다. 지금까지 내가 이러한 나의 행동들이 얼마나 허무하고 작은 거였나 생각해 본적은 우주에 대해 배웠을 때 뿐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고 경계를 알 수 없는 우주 안에는 먼지 한 움큼 크기도 안 되는 지구가 있고 그 안에 인간이 있다. 그때 얼마나 우리가 작은 존재인가, 왜 그때 그렇게 불행했나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떠오른건, 결국 인생은 자기 생각하기 나름이란 것이다. 긍정적 생각이든 부정적 생각이든, 의미를 부여하든 부여하지 않든 자신의 선택이고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다만, 나는 인간이 태어난 이상 행복을 최대의 목표로 하고 그러려면 주변과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너무 무거운 사람은 가벼워질 필요성을, 너무 가벼운 사람은 무거워질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을 어렵다고 느끼며 읽어서 완벽히 이해하려면 한 번 읽기 보다는 여러 번 더 읽어야 할 것 같다. 작품 속에 ‘ 한 번은 중요하지 않다. 한 번이면 그것으로 영원히 끝이다.~’ 란 문장이 나오는데, 정작 이 책을 이해하려면 한번 읽는 가벼움보다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 무거움이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