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이야기를 읽고

끝없는 이야기를 읽고
끝없는 이야기는 686쪽이나 되는 책이다. 물론 글씨가 크고 그림이 삽입 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해도 나에게는 꽤나 방대한 양이다. 왜 제목을 ‘끝없는 이야기’라고 했을까 단순히 양이 많아서 사놓고도 오랫동안 읽지 않은 책이라 방학 때 도전해 보았다.
바스티안은 아빠와 함께 사는 키 작고 친구들에게 무시당하는, 인간 세상 사람들 생각에 는 보잘 것 없는 아이이다. 비가 많이 오던 날 바스티안은 잠시 비를 피하기 위해 서점에 들린다. 서점을 구경하던 중 ‘끝없는 이야기’ 라는 책을 발견하고 몰래 책을 훔쳐 도망간다. 바스티안은 학교에 가지도 않고 학교 바깥에 있는 창고에 숨어 책을 읽기 시작한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바스티안은 집에 갈 생각도 하지 않는다. 책 속에서는 환상세계에 사는 어린 여왕이 병에 걸려있고 거기에 ‘무(無)’란 존재까지 환상세계를 위협한다. 어린 여왕을 낫게하…(생략)

중에 모든 것이 오해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과거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잃어버려 인간세계로 가기 위해 추억의 사진을 캐는 광부의 동굴로 간다. 바스티안은 자신의 사진이 나올 때까지 어두컴컴한 곳에서 말없이 사진들을 캔다. 그리고 바스티안이 자신의 이름까지 까먹었을 때쯤 그는 아주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진을 캐고 광부는 그를 돌려보낸다. 그는 사진을 통해 인간세계로 돌아오게 된다. 다시 창고 안으로 돌아온 바스티안은 ‘끝없는 이야기’ 책을 가지고 서점으로 간다. 서점에 가서 주인 아저씨에게 아침에 책을 훔쳤었다고 얘기하지만 주인 아저씨께서는 자기 서점에는 그런 책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바스티안은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을 사실대로 아저씨께 얘기한다. 아저씨께서는 바스티안이 거짓말을 한다고 혼내는 것이 아니라 다 믿어준다. 사실 아저씨께서는 환상세계에 가본 적이 있으셨던 것이다. 바스티안은 이제 친구들이 아무리 무시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생활한다. 자신을 놀릴줄 밖에 모르는 한심한 친구들은 겪지 못하는 엄청난 모험을 해냈기 때문이다.
‘끝없는 이야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중간 중간에 나오는 ‘하지만 그건 또 다른 이야기이니 다음 기회에 얘기하도록 하겠다.’라는 문구다. ‘끝없는 이야기’는 끝없이 써지고 있고, 써지고 있었고, 써지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다. 지금 내가 독후감을 쓰는 것도 독후감을 쓰는 이 순간 ‘끝없는 이야기’에 적히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또 다른 이유는 우리가 ‘끝없는 이야기’를 기억할 때까지 ‘끝없는 이야기’는 영원하다는 얘기가 아닐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