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기행을 읽고나서

무진기행을 읽고나서 무진기행을 통해 소설가 김승옥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는 서두에 자신에게 소설쓰기란 참 어려운 것이었다고 고백했다. 소설가가 소설을 쓰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의미가 무엇일까. 그는 한 편의 소설은 그 자체가 독립되고 완전한 개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글을 쓴다는 것은 하나의 개체를 형상화하는 작업으로 밤잠을 줄이고 고심하면서 진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소설가의 철학을 보면서 무진기행의 내용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사뭇 기대 되었다. 1960년대의 암울한 시대상이 영향을 미쳤던 것일까. 무진기행을 비롯한 건, 역사, 누이를 이해하기 위하여와 같은 김승옥이 쓴 단편소설들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우울하고 허무한 느낌이었다. 특히 무진기행 속에는 전쟁 직후 황폐화된 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