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을 읽고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을 읽고...
나는 책을 좋아한다. 책을 읽는 것도 물론 좋아하지만 그냥 책이 좋다. 색깔이 알록달록하고 매끄러운 재질의 종이로 엮어진 책도 좋지만 오래되고 빛이 바랜 책이 더 좋다. 책이 좋은 만큼 도서관도 좋고 서정도 좋다. 그리고 가끔 찾아가는 헌책방의 분위기도 너무 좋다. 책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뿌듯해지고 가득찬 느낌에 잠시동안 부자가 된 기분이 든다. 책을 보고 있자면 잘 써진 책이든 잘 써지지 않은 책이든 그 책을 쓰기위해 노력했을 많은 사람들의 모습들, 그 책을 잠시나마 손에 쥐고 있었던 사람들 생각에 더 재미있어 진다. 그래서 인지 시간이 나거나 마음이 조금 복잡해지고 우울해지면 씨디 플레이어를 끼고 가까운 도서관이나 서점을 찾는다.
여느 때나 다름없이 가까운 도서관을 찾았다. 아무 생각 없이 이 곳 저 곳을 기웃거리다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 이라는 제목의 조금은 두꺼…(생략)

다음 그를 만난다면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를 만날 수는 없겠지만... 건축과 책... 겉모습은 다를지 몰라도 이 것들의 속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닮은 구석이 참 많은 것 같다. 건물을 짓는 사람의 개성이 다르듯 책을 짓는 작가들의 개성도 다르고 그들이 살아온 환경과 인생이 이 것들 속에 녹아 있는 듯하다. 오랫동안 이것들과 함께 있으면 국어 선생님께서 언젠가 말씀 하셨듯이 이 것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내 눈앞에 보이는 것 같다. 건축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 이 맛에 이 것들을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이처럼 처음부터 이 책은 그냥 세계에 있는 책들을 접해 볼 작가가 그 분위기와 책의 아름다움에 반해 이를 사랑하는 마음에 많은 이야기들을 5cm의 두께 속에 담아 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마치 작가가 조금 어려운 말이지만 나에게 직접 설명해 주는 느낌...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몇 가지가 있다면 책을 열자마자 보이는 세장의 도서관 사진과 조금 지루해 질 때 즈음 나오는 `책 사냥꾼을 유혹하는 책의 집 ` 이라는 부분이다. 우리 나라에는 한국에서 발간한 책들조차 마음껏 접해 볼 수 있는 곳이 많이 없는 것 같다.
설사 있다 해도 돈이 들거나 찾아가기 힘든 곳... 하지만 유럽에는 오래 전부터 애서가들에 의해 무료로 운영되는 도서관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또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국립도서관은 웬만한 책들을 모아 놓은 전시장 같은 곳도 있다. 그래서 인지 가끔 이런 사진들을 보고 있자면 욕심도 생기고 부러워지기도 한다. `책 사냥꾼을 유혹하는 책의 집`에서도 작가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접한 거리의 소박한 서점들과 책... `이것들을 만난 느낌이 써져 있다. 그 중에서도 파리의 센 강변에 있는 고서 노점상 이야기는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 같다. 노틀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작게 위치하는 이 곳에 가면 책과 함께 하는 또 다른 멋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책 속에 어느 한 곳, 내가 가고 싶어하는 어느 곳에 닿아 있는 느낌이다. 평소에 이집트 문화를 매우 좋아하는 나에게 이집트는 꼬옥 가 봐야 할 나라 1순위이다. 그 다음은 파리의 고서점들... 우리 나라의 헌 책방의 이미지가 아니라 작지만 마치 `교보문고`를 연상케하는 고서점들... 이제 어머니와 함께 여행할 곳이 하나 더 생겼다. 이집트.... 파리.... 가슴이 설렌다.
누군가가 책을 두고 한 말이 생각난다. `언제나 나를 즐겁게 해준다` 정답인 것 같다. 가끔 내가 가야 할 길에 나침반이 되어 주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 자신이 서 있는 위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주고... 그저 한없이 눈물만 흘리기도, 웃기만 하기도 하고... 가끔 나의 친구가 되어 주기도 하는,,, 어떤 종류의 책이든 그 가치는 모두 소중한 것 같다. 이 책을 만나서 이 책을 다시 돌려주는 2주 동안의 시간에 다시 한번 책에 대한 말하지 못할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집에 있는 많지 않은 책들을 보면서도 오늘은 왠지 더 뿌듯하다. 이것이 책을 보는 정말 아름다움 느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