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의자유를 읽고나서 내안의자유를 읽고나서

‘내 안의 자유’를 읽고나서….
지은이 : 채 지민
출판사 : 사계절
‘내 안의 자유’라는 책은 내가 읽기에 어려운 수준에 책은 아니었던 것 같다. 어려운 것으로 치자면 오히려 중학교 1학년 때의 필독 도서 중 ‘표본실의 청개구리’라는 책이 더 어렵지 않았나 싶다.
다시 ‘내 안의 자유’라는 책으로 초첨을 맞추자면…. 이 책은 나에게 공감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는가 하면, 공감 할 수 없던 부분도 적지 않았던, 다시 말해 필독 도서라는 딱딱한 개념에서 벗어난 조금은 흥미 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내가 공감한 부분이라면 주인공의 성장 과정 중 사춘기의 외로움이나 고독을 느끼는 부분, 진정한 친구를 절실히 찾는 부분, 그리고 자신의 꿈과 목표를 정하는 일에 대한 고민을 하는 진지한 면모를 볼 수 있는 부분 등, 지금의 나의 현실과 비슷한 사춘기를 겪고 있는 소녀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보았을, …(생략)

표현해도 될 만큼 행동에 있어서 육체적 나이와는 다른 나이를 가진 것 같았다. 그렇게 조숙한 행동을 한 만큼 부모님과 가족에게 받지 못한 사랑이나, 아버지의 강압적인 교육 방침 때문에 수빈은 자신을 점점 세상으로부터 격리시키는 것 같았다. 초록 집 대문에 살던 언니에게 영어 회화를 배우는 것이 집이라는 강압적 교육에 장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였지만, 그 탈출구도 그리 오래 수빈을 받아주지 만은 않았다. 만약 내가 이러한 상황을 겪는 수빈이였다면 어린 나이부터 ‘가출’이라는 것을 알아버렸을 것만 같았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수빈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벌써 ‘나’의 마음 한 켠에 자리 잡고 있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수빈에겐 사랑이나 관심 어린 애정, 보살핌에 대한 결핍은 계속 되었고, 수빈이 아무리 좋은 성적을 받아와도 따뜻한 손길 한 번 주지 않고 사업에만 몰두하는 아버지 때문에 반항도 결심해 봤지만 실패에 그쳤다. 나 같으면 실패에 그칠 반항일지라도, 그 반항을 계속 시도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 왠지 수빈이 한심해 보이기도 한다. 내가 한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중학교에 올라와서 수빈이가 가장 먼저 목표로 삼은 것은 진정한 친구를 찾는 일이었다. 그래서 한 아이를 얼마 동안 지켜보며 친구가 되려고 해보았지만 할 수 없었고, 오히려 그 아이가 병 때문에 떠난다는 이야기로 중학교 시절의 친구라는 끈을 또 한번 끊어내듯이, 그렇게 중학교 생활도 친구 하나 없이 지나갔다. 나라면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청소년기에 믿고 의지할 친구 하나 없다는 것. 그것만큼 비참 한 것이 또 없을 것이다.
아버지의 일 때문에 도심에 가까운 중학교로 전학을 갔고, 그 곳에서 수업 중 아버지의 임종 소식을 들었다. 정말 너무나도 슬픈 부모님의 임종 소식…. 아직 겪어 보지 못한 나는 알 턱이 없는 깊은 슬픔이겠지만 왠지 알 것만도 같다. 가슴이 찢어질 듯한 슬픔을. 그렇게 그 학교에서도 친구라는 존재 없이 시간은 흘렀다.
중학교와는 모든 것이 달라 보였던 고등학교…. 그 곳에서 수빈은 새로운 변화의 반환점에 서게 된다. 그것은 바로 2학년이 되어 만난 두 사람, 세계사 담당 서 혜란 선생님과 2학년의 시작과 동시에 전학 온 전입생 윤 하영이었다. 영어와 같이 수빈에게 흥미가 있던 과목만을 공부하던 수빈에게 세계사라는 과목이 새로운 관심 과목이 된 이유도 세계사 선생님이다.
변화의 반환점이 된 또 다른 한 사람인 하영은 수빈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이미지를 가진 듯 보였고 그래서 수빈은 하영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오랫동안 친구 하나 없이 지내와서인지 선뜻 말을 잇지 못하는 수빈에게 어느 날 하영이 먼저 다가오고 얘기를 얻었지만 그 후엔 좀처럼 다시 말을 얻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수빈은 여태까지 내리지 못했던 결론을 그제서야 내린다. 나 자신으로부터 진정한 해방을 이루는 것이 자신이 찾고 있던 자유였던 것임을….
1학기가 끝나갈 무렵, 하영은 수빈에게 다시 말을 걸어오고 하영의 집 지하에 그림을 그리는 곳인 작업실에서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방학이 지나고 2학기가 시작 될 무렵 하영은 수빈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했을 세계사 선생님과 하영과 수빈이 한 자리에 모일 약속을 잡는다. 그것을 계기로 수빈은 인간과의 만남으로 행복해 질수 있음을 배웠다. 그런 행복을 조금은 늦은 듯한 때에 배운 수빈이 한편으로는 안타까워 보였고, 또 한편으로는 행복을 느끼는 수빈이 괜시리 부러웠다.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난 후, 수빈은 하영의 작업실에 들렸다가 하영의 오빠를 만나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 감정 때문에 수빈은 이유 모를 기쁨과 슬픔을 함께 느끼게 된다. 아직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사랑’. 그 황홀한 감정을 느끼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진다.
하영에게 조차 말을 할 수 없던 수빈은 힘든 모습이 역력했고 수빈의 힘듦을 감지한 하영이 강제로 수빈을 작업실로 데려왔고 수빈은 결국 하영의 오빠에 대한 이야기를 하영에게 한다. 하영은 도와주려 했지만 곧 유학을 가는 오빠를 먼 곳에서 지켜보기만 한 채 수빈은 오빠를 마음 속 깊이 간직하겠단 다짐을 한다. 이런 것이 사랑인걸까…?
하영의 오빠가 남긴 여운 말고는 고2가 되어 수빈은 자신이 고등학생이 되어 세운 4가지 목표를 모두 이룰 수 있게 된다.
그 후 수업방식으로 인한 교장, 교감 선생님의 질책을 받은 세계사 선생님의 유학으로 인한 작별통보를 받았다. 또 한명의 소중한 사람을 보내는 수빈의 마음이 왠지 슬프게만 느껴진다.
수빈은 대학 합격 통지를 받게 되고 언니가 지어줬다던 따스한 미소를 자신이 직접 지어본다.
20대, 30대는 어떻게 될지 수빈 자신의 미래를 상상해보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난 이 ‘내 안의 자유’라는 책에서 인생을 자전거와 비유한 표현이 가장 맘에 들었다. 앞으로 주인공 수빈처럼 내 인생에도 고난은 많겠지만 달리는 자전거처럼 꿈을 향래 달려가는 멋진 여성으로 거듭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