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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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빈처
한국단편 문학선에 실려있는 여러 작품들. 모두 주옥같은 작품들이다. 일제시대의 하민층을 겨냥하여 그들의 현실을 가슴 뭉클히 글로 표현한 단편 소설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나와는 달랐기에 생소함을 더했다.
김동인, 김유정, 나도향, 이광수, 이상, 이효석, 채만식, 최서해, 현진건 님의 작품이 실려있는데 눈에 익는 작품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제일로 꼽으라면 현진건의 작품일 것이다.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이며, 그의 작품은 국어 책에 실려 이미 나를 감동케 하고 그 외의 작품도 읽어 보고 싶었기에 독후감을 서술할 작품으로 선택한 것이다. 대표적 작품인 운수 좋은 날을 건너 뛰어 빈처라는 작품을 읽었다. 일제시대 서술된 작품이라 그런지 문체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였다.
빈처의 주된 느낌을 말하라 하면, 부부가 서로를 아껴주며 생각해 주고, 이해해 주며 애틋하게 살아감을 글의 대부분에 포함시켰다. 가난한…(생략)

들다. 가끔씩 돌고 도는 경기불황에 어려움 겪은 가정이 한 둘이 아닐테고, 그 어려움을 겪어 본 사람들은 가난의 아픔을 잘 알것이다. 나도 물론 포함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빈곤에 지친 아내를 볼 때면 남편도 마음이 편치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예술을 포기하는 것도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가난으로 인해 부인과 남편의 실랑이도 이어지고 이나저나 가난이란 사람을 곤란하게 만드는 미움받는 존재이다.
이 작품 속의 부인은 가난을 이겨내며 살려 노력해도 막상 가난 그 위를 달리는 부류층의 사람들을 보면 부러움을 어찌할 수 없는 인물인 듯 싶다. 그러나 그녀의 심성은 착하다는 것을 또 다시 작품 속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부인은 때로는 남편에게 호되게 짜증도 부렸다. 살아갈 궁리를 해야지, 혼자만의 예술을 생각하다 식구 입이 굳게 닫히는건 아닌지 걱정이 됬을 것이다. 내가 빈처였다면 같이 호미 들고 밭에 가서 고구마 캐자고 조를지도 모르니, 이에 반해 이 부인은 아직까지는 남편을 믿는 것이다.
남편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못한 부인에 대해 남편은 얼마나 가슴이 쓰라렸을까. 부인의 고생아래 아랫목에 앉아 상을 펴놓고 돌 부처 마냥 미동없는 남편은 분명 괴로웠다. 자신 때문에 고생하는 부인에게 뭐라 말하겠는가. 읽는 이의 마음마저 안타까울 뿐이였다.
하지만 이내 때로는 빈곤한 것이 부류한 것보다 더욱 행복한 삶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부인의 형인 처형은 부류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행복을 누릴 수 없었다. 남편과 제대로 대면도 못하는데 어찌하여 행복이라는 것을 바라겠는가. 부인은 그런 처형의 속내를 모르고 그녀의 비단 옷감과 꽃 신에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 덤으로 받은 새 신에 애기 매냥 좋아하는 부인을 보며 남편을 또 다시 쓰라린 가슴을 부여잡을 수도 없었다. 하지만 처형의 눈에 시퍼런 멍을 보고는 부귀를 누리는 것만이 행복이 아님을 알았을 것이다. 부귀를 누리면 뭣하는가. 마음에서 진정 원하는 행복을 채워 주지 아니하는데, 남편은 그 점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새 신으로 인해 꽁했던 부인의 마음이 풀려 부부간의 사이도 다시 정겨워 졌다. 비록 부질없는 예술의 길에 남편이 당도하니 부인의 마음이 착잡함이 크지만, 나는 행복은 꼭 돈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빈처면 어떤가. 겉으로 가진 것이 없으면 속으로 채워진 것이 많은데, 나는 그 점만으로도 부인에게서 부러움을 느꼈다. 남편을 끝까지 믿는 부인의 심성, 그런 부인을 먼저 생각하는 남편의 마음. 이 작품 속에 고루 표현되어 있는 인간의 심리란.. 값진 그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크게 움직이는 듯 하다.
어려운 문체 속에서도 진귀하게 빛이 난 부부의 금술은 빌 게이츠에게는 미안하나 그의 어마어마한 재산보다 훨씬 더 눈이 부실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