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를 읽고 싯다르타

싯다르타를 읽고나서...
처음 ??싯다르타??라는 제목을 접했을 때 부처님의 일생을 각색한 것쯤 되겠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소설은 완전히 그러한 나의 고정관념을 뒤엎었고, 역시 헤르만 헤세의 소설답다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소설 ??싯다르타??는 부처님의 어린시절의 이름과 같은 이름을 가진, 브라만 계급의 총명하고 수승하며 만인에게 사랑만 받고 자랐던 한 사람과 그와 세상에서 둘도 없이 절친한 친구인 고빈다 이 두 사람의 일생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브라만의 자제로서 모든 과정을 우수하게 습득한 싯다르타는 최고의 경지인 아트만, 즉 범아일여(梵我一如)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숱한 고민을 하지만 사랑하는 친구 고빈다와 함께 결국 사문의 길을 택한다. 자신이 누리고 있던 부귀와 명예와 사랑을 버리고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 나선 길이었다. 그 길에서 그는 한 치의 방일함도 없이 여러 사문이 가르치…(생략)

그도 뱃사공이 되어 강, 자연을 통해 자각하고 진정한 자아를 찾아낸 것이다.
훗날 사랑하는 친구 고빈다와의 해후의 자리에서 아직 깨닫지 못한 친구 고빈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신의 깨달음을 이야기 하는 장면, 그리고 고빈다가 싯다르타의 깨달음을 발견하는 장면은 정말 잊지 못할 아름다운 장면이다.
싯다르타의 삶의 과정에서 그가 세상에 뛰어들기 전까지는 부처님이 정각을 이루기 전까지의 삶의 모습과 거의 흡사하다. 어쩌면 헤르만 헤세의 의도가 여기에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헤세가 파놓은 함정에 걸려서 금욕적 삶이 아니더라도 나름대로의 방법과 세상을 사랑했던 싯다르타의 눈 그 속에 그만 빠져버리고 만 것이다.
그가 말하려는 의도는 정말 크다. 삶에서 탈피하고픈 이들은 주로 조용한 곳에서 살고 싶다거나 머리 깎고 스님이나 될까라는 말들을 한다. 자신이 살아가는 삶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자신을 찾고, 세상을 사랑하는 안목을 가지는 일은 세상을 벗어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님을 헤세는 여실히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과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안목, 그것은 어떠한 사상을 공부한다던지, 발벗고 그길을 찾아나서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 들여다보기를 통해서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한 구도자, 아니 뱃사공 싯다르타의 삶의 흔적을 통해서 내 가슴에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뜨거운 흔적이 남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