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 - [편지형식]수레바퀴 아래서를 읽고 수레바퀴 아래서

수레바퀴에 깔려 버린 어린 영혼에게
-‘수레바퀴 밑에서’를 읽고
오늘 아침에도 무의식적으로 학교에 가서 아이들 틈에 끼여 조금이라도 뒤쳐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단다. 난 때론 수험생이라는 현실에 가슴이 멎어 버릴 것만 같이 답답해져. 요즘 들어 하늘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네 생각을 자주 한단다. 네가 깔려버린 수레바퀴, 그 수레바퀴 속에서 깔리지 않기 위해 뛰고 있는 내 모습에서 네 모습이 겹쳐 보이기에...
한스야! 너에겐 신학교라는 수레바퀴가 있었어. 네 주위의 사람들은 너의 본질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네 재능에만 기대를 쏟지. 교사들은 인간 육성이라는 천직보다는 충실한 관리라는 의무 관념에 지배되어 성적을 올리는 것만이 그들의 허영심을 만족시켜 주었지. 네 아버님 또한 마찬가지였어. 너의 나약함은 주위의 시선,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 삶의 무의미를 이기지 못했어. 결국 너는 죽음을…(생략)

의 사람을 알게 되었단다. ‘프로야구 선수’라는 소박한 꿈을 짊어지고 살아갔지만 끝내 ‘망가진 어깨’ 때문에 프로에서 지명 받지 못한 ‘김건덕’이라는 사람이야. 싫은 소리 한 번 안 하며 하라는 대로하는 ‘곰’과도 같은 순박함이 죄라면 죄가 아닐까? 너와 김건덕이 ‘조금만 꾀를 부릴 줄 알고, 싫은 소리를 할 수 있었다면 좌절하지 않았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어.
‘노력하는 자에게는 기회가 다시 주어지는 법’이니까, 더 이상 자신의 현실에 좌절하지 말고, 맞서서 노력하도록 힘을 주고 싶어. 너에게는 힘이 되고 싶었는데 이미 넌 이 세상 사람이 아니구나. 김건덕 선수에게 힘을 주고 싶어. 지치면 수레바퀴에 깔리게 된다고 걱정해 주는 신학교 교장이 아니라, 지치지 않도록 그리고 지쳐서 깔린 사람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구나. 지켜봐 주렴.

수레바퀴에 깔리지 않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