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 - 꼬마에게 옥상

어린 아이에게
안녕. 나는 xx라고 해.
며칠 전까지만 해도 좀 덥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은 날씨가 좀 쌀쌀해진 것 같아. 나처럼 감기 들지 않도록 조심하렴.
처음에 너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고급 시설이 있고 환경도 아름다워서 궁전 같은 곳에 사는 사람들이 그저 부럽기만 했었어. 그런 곳에 살면 얼마나 편하고 좋을까하고 말이야. 그런데 그런 곳에서 할머니가 두 분이나 자살을 하셨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어. 그렇게 아름답고 편한 곳에서 사는데 무엇 때문에 자살을 하신 것인지 정말 이해가 안가더라. 나라면 맘껏 누리며 살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
나중에 어른들이 할머니의 자살 때문에 모여서 회의를 하는 것을 보고 내가 만약 그 곳에 살고 있었다면 나도 그곳의 어른들처럼 남들이 궁전아파트 사람들의 행복을 가짜로 보진 않을까, 집 값이 떨어지진 않을까 하는 생각들만 하고 있었을 것 같아서 좀 부끄러…(생략)

아서 엄청 속상했지? 나도 그러고 보니 내가 어렸을 때 어른들이 이야기할 때 내가 하는 말은 귀담아 들어주지 않았을 때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었거든.

그런데 요즘은 내가 나보다 어린 내 사촌동생이 이야기를 하여도 귀찮아하며 그냥 흘려들었던 것 같아. 생각해보니 내 사촌 동생은 얼마나 속상하고 기분이 나빴을까 하는 생각에 미안하고 후회가 돼. 나도 어느새 어른들처럼 내 생각만 하며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있었던 거야..

너의 이야기 덕분에 나도 여러 가지 생각과 반성을 할 수 있었어. 정말 고마워!!
앞으로는 나도 돈이나 명예 같은 물질적인 것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하고 남을 좀더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겠어. 너도 네가 힘들 때 작지만 큰 힘이 되어준 옥상의 민들레처럼 되도록 노력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