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 - 독서엽서 독서엽서

*독서엽서
책제목 : 김동인 <감자>
빈민골의 아주머니께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저는 김동인의 `감자`를 읽은 독자입니다.
아주머니도 참 인생을 불쌍하게 살았더군요. 온갖 죄악은 모두 있다는 칠성문 밖 빈민굴에서 산다는 것 부터가, 그리고 주인공 복녀처럼
이 글에서는 단 한사람도 긍정적인 인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인부감독도, 왕서방도, 남편도, 주인공 복녀도..
복녀는 남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송충이를 잡다가 인부감독에게 이끌려 첫 번째 부정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생활이 어려워 곧 왕서방에게 또다시 그녀의 정조를 바치고 말았습니다. 복년는 그러나 결코 양심의 가책이나 고민이 없었습니다. 마치 제가 볼 때에는 긴장감 속에 흐르는 범죄에 대한 유쾌함까지도 느끼는 듯 하였습니다. .
아주머니도 그러했겠죠..
제가 그 짤막한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환멸감을 느꼈던 인물은 복…(생략)

치 이 짧은 단편소설을 통해 처음에는 나름대로 신조가 있고 정직하였던 여성이 환경에 찌들에 망가지고 타락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점차 도덕적인 것 윤리적인 것이 경시되고 있다는 점과, 환경에 의한 사람의 파멸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복녀를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본 것 같습니다. 인간은 같이 사는 사람에 의하여 장래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배우자의 선택이 중요하고 친구를 사귀는 것이 중요한 것이겠죠.. 또 돈 있는 사람은 그 자본으로 인해 더 많은 부를 쌓게 되고 가난한 사람은 한없이 가난하여 지는 그런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환경이 가난한 사람을 더욱더 파멸시키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이 소설의 작가 김동인이 일제 시대 때 일본의 제국주의에 박수를 보내는 글을 쓰고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일제의 총알받이로 나가라는 등의 글을 쓴 친일적 성격의 글을 쓴 문인들 중 한 사람이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참 기분이 언짢았습니다. 작가도 일제 시대와 그러한 배경에서 `망가지고 타락하는 것` 에 어쩔 수 없었나봅니다.
또 이 글에서 항상 복녀가 가난을 쫓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느냐` 라는 말도 떠오르고요. 복녀처럼 살고 있을 현재의 사람들. 그 사람들이 떠올라 복녀의 심정을 헤아려 봅니다.
아주머니, 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구요
모쪼록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