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 - 동백꽃을 읽고 나에게

동백꽃 - `나`에게
안녕. 나는 xx이라고해.
요새 날씨가 참 좋아. 교실에 앉아서 창밖을 바라보면 색색별로 아기자기한 꽃들이 옹알 옹알 모여서 제 얼굴 뽐내고 , 나무들은 각기 제 덩치 자랑하며 푸른 잎들을 한껏 드러내고, 새들도 자기네들끼리 사이 좋게 놀고있고. 쌀쌀했던 날씨가 풀리니까 나른하기도하고, 소풍가기 딱 좋은 날씨야^^
네가 살고 있는 마을에도 이렇게 날씨가 좋니? 그리고 또 점순이랑도 잘 지내고 있니?
너희들의 풋내나는 사랑이야기를 보고는 너에게 몇가지 약간의 귀뜸과 충고(?)를 해줄려고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어. 나도 초등학교 때 점순이가 너한테 짖궂게 행동한 것 처럼 그랬던 적이 있었어. 그래서 조언자로서 너희의 사랑을 빨리 무르익게 하기위해.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지. ^^
너는 점순이가 감자 먹으라고 내밀었을 때 점순이가 참 얄미웠지?
"느 집엔 이거 없지?" 이러면…(생략)

히 )

닭 싸움 만도 그래 그건 니가 감자를 거절해서 점순이가 화가 나서 그런거 같애. 너 생각해서 일부러 몰래 줄려고 했는데 거절하니까 여자의 마음에 상처를 낸거나 다름없지.(나 같았으면 혼자 울었다. )
솔직히 나 같아도 화가 좀 날꺼 같기도해.^^ 내가 점순이처럼 그렇게 적극적인 여자였다면 창피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하고 그랬을꺼 같애.(다행히 점순이처럼 그렇게 적극적으로 행동할 대범한 마음이 없어서 이런일이 일어날 것 같지도 않지만.) 사춘기의 그러한 용기란 대단한건 데 그렇게 마음 몰라주고 거절을 했으니 말이야.
그래서 점순이가 너네 집 닭을 그렇게도 학대 한거 같아. ^^

그런데, 닭 사건. 너무 귀여웠는거 같아. 잘못없는 점순이네 닭이 죽은 것은 애석하지만 너희 둘다 점순이는 점순이대로 널 기다렸다가 일부러 그때부터 너희 닭을 학대하고, 너는 또 너대로 답답해서 가슴치다가 애꿎은 너네집 수탉한테 고추장 먹이고 닭싸움할 때 보다가 나중에 더 먹이고. (닭이 너무 불쌍해. ㅠ 너희 둘다 요새였으면 다 동물 학대죄로 죄를 치렀을 거야. 히히 ) 둘다 그런거에 꽁해 가지고 계속 계속 그러고. ^^
닭이 안됐긴 하지만 그래도 점순이는 자기 맘 몰라주는 너한테 그걸로 대신 화풀이 하고 너는 영문도 모른체 그저 점순이가 너네 집 수탉을 못살게 굴고 죽으려고 한다고만 생각하잖아. 그게 내가 보기에는 얼마나 순수해 보이던지. ( 사실 닭 갖고 그렇게 둘다 학대해서 이부분은 나도 좀 어이없긴 하지만, 그래도 애정싸움이니까 순수해 보였어. ^^ )
점순이도 오죽 니가 야속했으면 그랬겠어? 너도 점순이가 왜 그런지 곰곰히 생각했어야지. ^^ 그렇게 여자 마음 몰라주고!! 너 나빠! 왜 이렇게 점순이 마음을 몰라주는거야! ( 내가 여자라서 점순이 편 드는 거라고 그런 옹색한 생각은 하지 말아줘. ^^)
나는 만약에 점순이 같은 남자가 있었더라면 빨리 눈치를 챘을 텐데.. 히히

근데 동백꽃 소복소복하니 쌓인 곳에서 점순이가 너한테 폭 안겼을 때, 내가 왠지 모르게두근거리더라. ^^ ( 나, 바보같다. 히히 )
점순이가 전투적이던 장난 끝내고 그렇게 안겨 쓰러졌으니 말이야. ^^ 이런 계기로 너도 점순이 한테 신경 좀 더 써주고, 좀 챙겨주고 해. ^^ 그러다 보면 점순이도 어느새 여성스럽게 되고 그러다가 백년기약해서 백년해로 하면서 살아가는거지 뭐. ^^
내가 너무 점순이 편만 들었나?? ^^ 너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점순이 한테 잘해주란 이거지~. ^^

편지 내용이 너무 길어졌다.^^여하튼 너하고 점순이하고 잘됐으면 좋겠어. 나도 얼른 수능치고 너희들처럼 재밌게 놀 남자친구 빨리 구해야지. ^^
잘지내 ^^ 점순이랑 싸우지 말고, 니가 점순이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거 같아서 오늘 이렇게 많은 얘기를 한거니까 ^^ 점순이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고!! 너도 점순이 처럼 좀 적극적으로 나가. ^^ 알겠지? ^^
잘지내~. 나중에 또 편지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