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 - 모모에게 모모

모모에게~*
모모야, 안녕? 나는 xx이야. 원형 극장의 너의 집에서 잘 지내고 있니? 네 친구들도 잘 있겠지? 내가 지금 너에게 편지를 쓰고 있는 이순간에도 너는 누군가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겠구나.
모모야, 나는 네가 너무 부러워. 여러가지 면에서 말이야.
너는 시간의 주인처럼 보여. 시간에 의해 다스려지는게 아니고 네가 다스리는 것 같거든. 그러니까 다른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한 도시의 회색신사들을 알아차린거겠지~ ^^ 너의 용기에도 탄복하고 있단다. 아직 나보다 한참이나 어린 나이인데.. 많은 수의 회색신사들을 물리쳤잖아^^
너에 비해 나는...... 시간이 나를 다스리는 것 같아.
혹시..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의 고3들은 대학이라는 문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하게 전쟁을 벌이고 있어. 그 문이라는게 너무 좁아서 다들 열심히 공부해야한단다. 나또한 열심히 하려고 해. 그런데... 항…(생략)

해 보이는 이 능력이 실천하기에는 너무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어.^^; 친구들 얘기를 듣고 있다보면 어느샌가 말을 끊어 버리고 내 얘길 늘어 놓고 있거든. 그건 나뿐만이 아니라 다들 그런거 같아. 모두들 남의 얘기는 들어주려고 하지 않고 자기 얘기를 하고 싶어서 안달이거든. 이런능력이 부족한 이유는 회색신사때문이 아닐까?

너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회색신사들이 정말 나쁘다는 생각을 했어. 도시의 사람들의 시간을 빼앗아가서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했잖아? 그런데... 지금 생각을 해보니 회색신사란건... 뭔가를 이루고 뭔가 중요한 것을 가지고 싶다는 집착에 의해서 마음속에서 생겨나는 존재인것 같아. 서로간의 따뜻한 정보다 명예나 부에 집착하면서 생기는 욕심이 아닐까? 미래의 성공을 위해서 물론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지만 점점 사람사이의 따뜻한 정을 잃고 삭막해지는 것 같아서 슬퍼.

모모야, 너는 반시간 일을 미리 알고있는 거북이 카시오페이아와 시간을 나눠주는 호라박사의 도움으로 네가 살고있는 도시의 회색신사를 물리치고 시간을 되찾았는데... 나는 다시 시간의 꽃을 찾을수 있을까? 나또한 회색신사의 포로가 되어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데 말이야.
네가 가르쳐준 시간의 소중함 -`시간은 삶이며, 삶은 우리 마음속에 깃들여 있는 것이다.` - 을 잘 새기면서 하루라고 주어진 86400초를 회색신사에게 뺏기지 않도록 노력할게.

모모야, 네가 아니었다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지 못했을거야.
정말 고마워^^ 나중에 내가 시간의 꽃을 찾게 되면 너를 만나러 갈게. 그때까지 도시의 원형극장에서 건강하게 잘 지내. 네 친구들에게도 안부 전해줘.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