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 - 복녀 아줌마께 복녀

<감자>의 복녀아줌마에게
안녕하세요? 복녀아줌마
저는 2004년 현대를 살고 있는 xx라고 해요.
매일 6시 50분까지 등교에다가 야자다 심자다 뭐다 해서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하지만 저 나름대로 즐겁게 보내려고 노력중이예요.
아줌마가 삶을 영위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처럼요.
지금의 대한민국은 아줌마가 태어난 일제 시대보다 훨씬 살기 좋은 곳이에요.
지금 이곳의 생활을 아줌마가 보시면 놀래실 거예요.
`내가 이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이렇게 살진 않을텐데...`하고 억울해 하실 지도 몰라요.
하지만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것도 아시고 계실 거예요.
아줌마께서는 아줌마에게 주어진 삶을 좀더 아름답게 가꾸지 못했어요.
80원에 늙은 아저씨한테 팔리듯 시집을 간 거기서부터 아줌마의 인생이 꼬인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해요. 아줌마는 정직한 농가에 태어나 마…(생략)

요. 아줌마가 죽고 나서 왕서방과 남편의 행동들도 그들에겐 여자란 노리개 일뿐이라는 사고 방식을 엿볼 수 있었어요.

하지만 아줌마!!
전 아줌마의 행동에도 실망할 수밖에 없었어요.
저라면 전 그들 손에 놀아나는 노리개 따윈 되지 않았을 거예요.
성실하게 살아가는 삶이란 때론 손해도 보고 피해도 본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전 아직 어려서 그런지 열심히 올바르게 착하게 살아가는 사람에겐 꼭 그만큼의 무언가가 돌아온다고 생각해요. 세상엔 어렵고 힘들어도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많답니다. 아줌마는 여성을 이용하여 생계를 이어가야 할 것이 아니라 삯바느질이라도 해서 생계를 꾸려나가야 했어요.`복녀는 힘들지만 성실하게 살아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었다...`라고 결말이 났다면 좋았을 텐데...하고 생각을 해보기도 해요. 왜 축구도 역전승이 재미있잖아요. 그렇게 결말이 났다면 소설이 유명해지지 않을 테지만 말이에요. 아줌마가 시대의 희생자라는 생각과 그래도 아줌마가 좀더 성실하고 올바른 삶을 살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절 안타깝게 하네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라는 말 아시죠? 전 이 말을 믿기로 했어요.
아줌마의 삶을 통해서 깨달은 것이 있거든요. 자율적인 선택이건 타율적인 선택이건 삶을 올바르게 살지 않으면 아줌마처럼 비참한 결말을 맺을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아줌마가 세상과의 승부에서 졌다면 전 이겨 보이도록 할게요. 하늘나라에서 절 지켜 봐주세요.

그럼 아줌마 길고 두서 없는 저의 편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하늘나라에서라도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