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 - 아홉살인생 백여민 독서편지 아홉 살 인생 백 여민

아홉 살 인생 백 여민
여민아 안녕? 이름이 정말 예쁜 것 같아. 여민이라고 하니까 여자 이름도 어울리고 남자 이름도 어울리는 그런 이름말이야. 왠지 이름도 벌써부터 부러워지는데? 하지만 넌 남자라는 사실을 난 다 알고 있지. 사실, 너에게 이렇게 편지를 쓰는 이유는 네가 너무 대단해 보여서야. 어떻게 아홉 살인데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고, 그런 말을 하는지 도저히 나로 써는 이해가 가지 않아서 말이지. 내가 아홉 살 때는 과연 어떻게 지냈는지 참 생각이 나지를 않아.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난 너처럼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는 것. 정말 철없는 그냥 아이였던 것 같아. 부모님의 힘든 점도 모르고 친구들의 소중함도 모르는 그런 아이 있잖아. 생각해보면 정말 난 부끄럽고 창피한 아이였던 것 같아. 하지만 원래 아홉 살 정도 된 아이들은 다 이 정도라고. 하지만 내가 본 너는 무슨 이미 초등학생 중에 애어른이라고 불리는 그런 아이라는 …(생략)

하는 평화주의자 아이 같았어. 싸움은 제일 잘하겠지만 하기 싫어하는 아이. 내가 좋아하는 아이 중 하나인 것 같아. 사실 나도 싸움 같은 거 너무 싫어하거든. 굳이 싸워야만 내가 권위가 높아지고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나거든. 어떻게 친구를 그렇게 강압적으로 사귀어야 하는 건지 정말 그런 것들을 보면 나로 써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더라. 너도 아마 나랑 같은 마음이겠지? 그리고 너와 기종이의 모습을 보면서 괜히 또 부러워지기도 하더라. 매일 싸우는 것처럼 보여도 서로 위해주고 서로 아껴주는 그런 모습이 왠지 보이는 듯 했거든. 내 생각은 분명 정확할 것이라고 생각해. 그 모습도 너무너무 예쁘더라. 참 너에게는 예쁜 모습이 너무 많은 것 같아. 과연 나도 너처럼 그런 마음씨를 언제 완성시킬 지 걱정이 조금 되지만 말이야. 내가 너보다 부족한 것은 아마 순순한 마음이겠지? 내가 보는 너와 기종이는 너무 순수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너무 행복해 보여. 내가 너와 같은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너와 친구가 분명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왠지 우리는 잘 맞을 수 있을 것 같거든. 이런 친구 사이는 나이를 넘어서 지낼 수 있는 것이니까. 아니면 지금이라도 내가 너의 쪽으로 간다고 해도 우린 분명 잘 맞는 친구가 될 수 있을지도 몰라. 내가 널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지. 물론 너도 날 좋아하게 될 테니까. 왠지 너랑 친구가 된다는 생각을 하니까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나도 널 점점 닮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따뜻하고 착하고 순수한 그런 마음씨. 내가 제일 부러워하는 것 중 하나니까 말이야. 물론 나도 너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싶어. 이런 사회생활에 대한 것이나 친구란 것의 의미라던가. 난 사실 친구를 이 세상에서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아마 넌 모르겠지. 여민아, 친구란 것은 정말 잃어버리면 그 아픔이 얼마나 큰 지 넌 알고 있니? 난 왠지 그런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느낌이 그래. 아마 분명 너무너무 아프고 힘들고 고통스러울 거야. 친구를 잃으면 왠지 나 자신의 반쪽을 잃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 것 같아. 그만큼 도저히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는 거지. 이 정도면 얼마나 친구가 소중한 지 조금은 알 수 있겠지? 가장 좋은 방법은 친구를 잃어버리지 않게 항상 서로 위해주는 마음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하지만 말이 이렇게 쉽다고 해서 행동까지 쉬운 일은 절대로 아니니까 안심하면 안 된다는 것. 꼭 알려주고 싶어. 가족이 너에게 소중한 만큼 기종이도 너에게 얼마나 소중한 부분인지 절대로 잊어서는 안 돼. 그렇게 된다면 아마 너무너무 슬퍼서 항상 눈물을 흘릴지 모르거든. 그러니까 항상 생각하고 아껴주면 좋겠다. 나도 너의 친구가 되고 싶어. 우린 친구가 될 수 있겠지? 너와 친구가 되고 싶어. 항상 그 따뜻하고 예쁜 마음을 잘 간직하길 바라고 또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