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 - 안씨에게 서울1964년겨울

삶의 태도가 바뀌어야 할 안씨에게
안녕하세요? 저는xx라고 해요. 겨울이 지나가고 벌써 봄이에요.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고 있어요. 잘 지내세요?
얼마 전 TV에서 독거노인이 죽은 지 15일이 지나고 나셔야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이 사실은 이웃의 무관심으로 초래된 일이라고 해요. 안씨, 당신은 당신의 그 무관심 때문에 위로받길 원하는 아저씨를 스스로 죽게 만든 일을 기억하고 있나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삭막하고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는지 당신을 통해서 나는 똑똑히 볼 수 있었어요.
당신은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할 때 절대 당신의 진정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하지 않았어요. 눈에 보이는, 쓸데없는 이야기만을 하였죠. 그러면서도 자신의 화제가 오래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야기에 진심이 들어 있지 않는데 다른 사람들이 공감해 줄 거라고 생각하나요? 그리고 아내가 죽었다고…(생략)

어요. 이런 점은 물론 편리하지만 인간의 직접적 대화를 단절시키는 부작용을 나았죠. 그렇게 됨으로써 인간 상호간의 단절과 소외가 심화되었어요. 우리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관심도 두지 않고 오로지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이 많은 사회 부작용을 낳았어요. 그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상호간의 단절이라고 볼 수 있어요.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다?? 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우리 선조들은 더불어 사는 삶을 중요시했어요. 시대가 변한다고 해서 이런 정을 중시하는 것도 변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산업화는 인간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지 인간이 산업화의 부속품이 되어서는 안 돼요. 지금부터라도 당신은 잘못을 뉘우치고 더불어 사는 삶의 지혜를 배워야 해요.

안씨, 저는 당신이 아저씨가 죽은 다음날 버스에 탔을 때의 당신의 모습을 기억해요. 기분이 어떠셨나요. 저는 당신이 충분히 이때까지의 삶을 반성하고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것 이라고 믿고 있어요.

그럼 당신의 행동이 바뀌어져 있길 기대할게요.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