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 - 운수좋은날을 읽고 김첨지아저씨께

아저씨 안녕하세요?
저는 대구에 살고 있는.. 저는 xx이라고 해요^^ 어제 오늘 비온뒤에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더라구요 혹시 감기 걸리신건 아닌지 걱정되요 괜찮으시죠? 아(!) 아저씨 아들 개똥인 어때요? 많이 컷겠죠?? 전 수험생이 된 이후로 하루 하루 똑같은 일상에 허덕이며 지내고 있어요 잠이 모자라서 수업시간에 가끔 졸기도 하구요 아저씬 어때요? 요즘 돈벌인 좀 어떠신지요? 잘되셔야 할텐데.. 혼자서 개똥이 키우시라 일하시라 힘드시겠어요..
몇달전 아주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그렇게 속마음을 내보이지 않으시던 아저씨께서 아주머니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비벼대며 우셨다는 말을 들었을땐 남의 일 같지 않게 제마음도 아팠어요 저도 저희 할아버지를 잃을때 말도 못하게 슬펐거든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느낌을 이해하지 못할거예요 저희 할아버지께서는 저를 누…(생략)

는 점에서 많이 닮아 있는것 같아요 아저씨를 보면서 저를 되돌아 보게 된것 같아요 성격 고쳐야 겠다는 생각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으니까요 (그런점에선 아저씨께 고맙다고 해야될려나??) 아저씨도 저랑 같이 그 무뚝뚝한 성격 한번 고쳐보지 않을래요? 두번 다신 이런 일을 반복할순 없잖아요 !!

아주머니께서 아프다고 하실때 일찍이 병원에 가서 치료 받게 했더라면 이렇게 허무하게 약 한번 못써보고 보내진 않았을거잖아요 ! 진짜 그렇게 아파 죽어가는 아내를 보면서 병원도 데려가지 않고 약한첩도 사주지 않은건 너무하셨어요 ! 정말 아저씨의 말도 안되는 신념 때문인가요? 전 그렇게 믿고 싶지 않아요.. 생활이 여유롭지 않아서 ! 그래서 정말 해주고 싶지만 돈이 없어서 못해 준거라고 믿을게요..

아(!) 요즘 개똥인 좀 어때요?? 또래 아이들처럼 천진난만하고 활발한가요? 혹시 엄마 잃은 슬픔에 주눅들어 있다던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고 혼자 집에 틀어박혀 있는건 아닌지.. 걱정되요 그럴때일수록 아저씨께서 깨똥이에게 더 관심을 쏟고 잘해주셔야 된다는거 아시죠? 저희 집 부모님께서는 제가 어릴때부터 맞벌이를 하셨거든요 그래서인지 비오는 날이면 우산들고 온 또래 친구 어머니를 보며 `우리 어머닌 오늘도 안오시는구나` 하면서 혼자 우울해하곤 했었거든요 개똥이랑 처지가 똑같다고 할순 없지만.. 아마 개똥이 마음도 어린시절 저랑 비슷할것 같아요 제가 말씀 드리지 않아도 어련히 잘 아시고 챙겨주시겠지만..

아저씨랑 개똥이.. 꼭 한번 만나보고 싶어요 ! 수능치고 서울 올라가면 만나주실거죠? 그렇게 하시는거예요 !! ^^ 아저씨 만나는 그날까지 편지 자주 자주 보낼게요 답장주실거죠? 벌써부터 기대되는데요^^

그럼 아쉽지만 여기서 그만 줄일게요~

안녕히 계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