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 - 재우아저씨에게 재우

재우 아저씨께.
안녕하세요? 아저씨. 저는 xx이라고 합니다. 저는 봄, 가을 날씨를 좋아하는데 올해는 봄 날씨를 많이 즐겨보지도 못하고 바로 여름이 다가오는것 같아 너무 아쉽답니다. 요즘 이곳 날씨는 여름같이 무덥기만 하다가 비가 와서 갑자기 추워지곤 해요. 그래선지 감기 걸린 학생도 많아요. 저는 너무 건강해서 아무렇지도 않지만, 아저씨는 어떠세요? 몸은 건강하시겠죠? 저는 아저씨의 요즘 근황이 무척 궁금하답니다. 요즘은 정소장님 배의 부선장으로 일하고 계신가요? 아님 시인이 되셨나요? 그 어떤 일이든 저는 아저씨가 어머니에게 가르쳐준 그 `할 수 있어`란 말이, 또 어머니가 남기신 그 물건이 아저씨의 몸이 비록 많이 불편하시지만 아저씨를 절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지냅니다. 저도 분발해서 아저씨처럼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마구 솟는것 같아요.
저는 아저씨의…(생략)

하고 있는 모습을요. 제가 상상하면 그곳은 실제의 아저씨의 구명도의 삶과는 거리가 있는 너무나 평화로운 섬 생활이 되는데 실제 그곳의 생활은 제 상상만큼 낭만스럽지도 꼭 평화스럽지만도 않겠지요. 하지만 그곳에서 꼭 등대지기 체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면 그곳에서의 아저씨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것만 같습니다.

아저씨의 불행했던 어린시절중 아버지가 없이 사는것도, 집이 가난해서 어머니가 좋아하는 난희집 가정부인것도,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해야하는 것도, 어머니가 어저씨와 형을 차별하는것도 힘드셨을꺼지만, 특히 어머니가 날 자식 취급도 하지 않는단 생각에 많이 힘드셨겠죠. 저도 가끔이지만 엄마가 저랑 동생을 차별한다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그런 이야기를 친구들과도 얘기할때가 있는데 모두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엄마가 자기 형제가 남자라서 혹은 맏이라서 차별하고 있다는 느낌을 말이죠. 제가 차별받고 있다고 느낄 땐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무척 기분이 나빠요. 어렷을 적엔 동생이랑 같이 싸웠는데 엄마가 나만 혼낼땐 정말 몰래 울기도 할 정도였는데 많이 속상했답니다. 이렇게 작은것 만으로도 이런 느낌을 받는데 그것을 어렷을 적부터 느끼며 이미 붙은 대학마저도 포기하며 형의 뒤바라지를 해야하는것은 아저씨에게 무척 힘들었겠죠. 하지만 제가 엄마가 내 동생이 남자라서 차별을 한다구 느끼는것처럼 제 동생은 또 엄마가 누나와 자기를 차별한다고 생각하는것을 보면 엄마들은 우리 모두를 똑같이 사랑하는것 같아요. 열손가락 물어서 안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처럼요. 아저씨 어머니처럼 자식 모두를 사랑하지만 그걸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을수도 있고 어쩌면 상황이 그렇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드네요. 아저씨 엄마도 어저씨가 몰랐다 뿐이지, 아저씨를 무척 사랑하고 계셨고 그걸 늦게나마 아저씨도 알게 되셨잖아요. 다만 그것이 마지막엔 어머니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것이 무척이나 가슴 아픈일이네요.

결국 그것때문에 아저씬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도 느꼈고 몸이 그렇게 되고 아저씬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하셨지만 어머니가 원하신것은 아저씨가 끝까지 살기를 바라셨을꺼예요. 이제는 그 불편한 몸으로 인해 어머니의 사랑을 평생 가슴 깊이 간직하시겠죠. 저는 지금껏 엄마가 저희에게 해 주는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지 그것을 그렇게 가슴 아플 정도로 가슴 깊이 새긴 적이 없는것 같아요. 그저 당연히 여길뿐이였죠. 엄마뿐 아니라 아빠께도 사랑한다는 한마디, 고맙다는 말 한번을 진지하게 해보지 못한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드네요. 그런데요 재우 아저씨. 만약 저희 부모님이 아저씨 어머님처럼 되신다면 저는 그 사랑에 보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당연한 일인데 내가 만약 아저씨 형이나 누나처럼 된다면 저는 제가 정말 싫어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저씨와 아저씨 어머니를 생각하면 절대 그런일은 없을것 같아요. 아저씨의 삶을 살짝 엿본것이 저에겐 평생을 새기며 살아가야 할 교훈 하나를 준 것 같아 그것을 제게 알려준 어저씨께도, 그리고 아저씨 어머니께도 무척 감사하고 싶어요. 저도 정말 열심히 살아갈테니 지켜봐주세요.

그럼 다음에 또 연락드릴께요. 안녕히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