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 - 존에게 멋진신세계

멋진 신세계의 야만인 존에게
안녕? 나는 한국에 사는 xx야. 나이도 비슷한 것 같은데 그냥 존이라고 불러도 되지? 여기는 한창 꽃이 피는 봄이야. 꽃향기가 얼마나 좋은지 몰라. 네가 사는 곳은 어 때? 참, 지금은 2003년이야. 아마 네가 살고 있는 시대보다 한 600년쯤 더 느릴 거야.
존! 처음으로 네가 사는 세상에 대해 알았을 때 난 엄청난 충격을 받았어. 너도 그랬니? 네가 원래 살던 곳은 소위 그들이 말하는 야만인 구역이잖아. 넌 아마 나보다 충격이 더 컸을 거야. 인간은 시험관에서 자유자제로 배양되고 그들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주어지는 계급이 있지. 그들은 그 계급에 맞게 조작돼. 심지어 최하위 계급은 약 100명이 모두 일란성 쌍둥이라니 정말 기절할 노릇이야. 그리고 그들에게는 매일 일정량의 소마가 배급돼. 그걸 먹으면 부작용도 없이 마약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하던데, 넌 소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그건 마치…(생략)

가 사는 사회에서 소외되는 것 같아. 세상은 무척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나는 그것에 따라가지 못하고 계속 뒤로 처지는 것 같아. 특히 요즘은 많이 느끼고 있어. 모두 다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만 그 행진을 따라갈 수 없는 느낌이야. 이런 시대에 살아가려면 어떤 상황에도 빨리 적응하는 능력을 길러야 할 것 같아.

그리고 얼마 전에 이라크라는 나라에서 큰 전쟁이 있었어. 그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었지. 그 곳에서는 마치 사람이 하나의 물건 같아 보였어. 길거리에는 시체들이 뒹굴고 부모 잃은 아이들은 울고 있었지. 정말 끔찍한 사건이었어. 이라크 시민 한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미군들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네가 사는 세계에서처럼 인간관계가 삭막해 지고 있어. 모두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아간다는 것은 좋은 일이긴 하지만 남에게 피해는 주지 않아야 될 거 아니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람을 죽이다니. 전쟁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될 것이야.

존. 너에게 내 속마음을 털어놓은 것 같아 마음이 편해졌어. 요즘 같이 삭막한 시기에는 이런 정신적 순화운동을 해줘야하는 것 같아. 네가 살고 있는 세상은 확실히 잘못되었어. 넌 그걸 바꾸려고 노력해 봐. 난 지금 현실에서 더 이상 사람이 도구가 되지 않는 정이 넘치는 사회로 바꾸려고 노력해 볼게.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힘을 키워야겠지? 너도 열심히 살아. 우리가 세상을 바꾸자! 멋진 신세계여 오라~
그럼 잘 지내. 힘내고. 여기서 이만 줄일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