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 - 콜필드에게 호밀밭의 파수꾼

담배쟁이 홀든 콜필드에게
안녕, 콜필드.
나는xx라고 해.
우선 만나게 되어 반갑다. 어쩌면 너는 얼굴을 마주 대지도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내가 만나다란 말을 사용해서 ??엉터리??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네말대로 ??살아가고 싶으면?? 저런 말이 필요하잖아.
지금 너에게 편지를 쓰고 있는 이곳은 한창 봄을 맞이 하는 중이야. 시기상으로는 벌써 봄이지만, 나는 아직 본격적이라는 느낌이 안들어. (그래서 맞이하는 중이지) 요 며칠 비가 자주 와서 일까? 날씨가 화창하지만은 않았거든. 뭐니뭐니해도 봄은 화창한 날씨가 제일인데. 니가 사는곳도 계절은 봄이겠다. 그런데 니 마음은 봄이 한창이니? 그 우울한 나날동안 쌓인 응어리들이 이제는 많이 풀렸을지 궁금하네.
너, 책을 많이 읽는다고 했지? 그리고 니 기준에 좋은책이란, 책을 읽고 나서 작가에게 전화를 걸고 싶게끔 하는 책이 좋은책이라고 했고. 나…(생략)

느낌이 들었어. 하지만 니가 변한 것처럼 나도 조금은 더 괜찮게 변하겠지?
몸 아픈건 많이 괜찮아 졌니? 네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접할 때에도 아직 다 나은 것 같진 않던데. 너는 벌써부터 담배를 많이 펴서 건강이 더 안좋을 것 아냐. 니가 아무리 6피트 2인치의 키를 가졌다해도 너는 아직 청소년이니까 몸을 더 소중히 하는게 좋을거야. 니 그 긴다리로 마음껏 뛰지 못하고 숨이차 헐떡일 수밖에 없다면 안타까운 일이잖아.
학교로는 다시 돌아갈 생각이야? 아님 벌써 돌아갔니? 만약 학교로 돌아가면 이번 학교가 너의 다섯 번째 학교가 되겠구나. 이번 학교는 니가 싫어하는 엉터리가 적었으면 좋겠다. 너는 그런 애들이 많아서 학교를 나와버린 적도 있잖아. 그런데 니가 생각을 달리 해보는건 어떨까? 네 기준을 조금 풀어주는거야. 그럼 네가 쳐놓은 그물에 걸리는 애들도 적을테고, 너도 한결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그들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도 적어질텐데...
너에게 이런 충고를 하는 나도 사실은 내가 세운 기준으로 아이들을 가르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단다. 마음속으로 행동들을 비꼬고 나는 너보다 강도가 더 심해서 직접 입으로 독설을 내뱉기도 해. 그러지 않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여태 이러는건 역시 성격은 고치기 어렵기 때문이겠지? 우리 좋지 않은 점은 조금씩 고치는게 어떨까? 물론 내가 이런 말을 하지 않아도 피비가 옆에서 따끔하게 단점을 꼬집어 주겠지만.
피비는 잘지내니? 피비를 보는데 영화 ??I am sam`의 꼬마 여자아이가 생각나더라. 똑부러지는 모습이 닮은 것 같아. 너는 영화를 싫어한다고 했으니까 어쩌면 저말이 불쾌할지도 모르겠다. 절대로 네 앞에서 영화얘기는 말아달랬잖아. 사실 나는 영화동아리에서 활동중이라 영화에 흥미가 있어. 그래서 좀더 얘기할수도 있지만, 영화얘긴 여기서 접을게. 대신 피비에게 안부를 전해줘.
내가 요즘 비가 자주 온다고 했지? 오늘도 비가 왔어. 비가 오는걸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꽃만 피었다고 봄을 느낄수 있는건 아니잖아. 그런데 니가 그토록 궁금해 하던 센트럴 파크 오리들의 겨울동안의 행방은 알아냈니? 내 생각엔 동물원에 데려다 놓을것 같아. 다시 돌아오지 않으면 곤란하잖아. 그것보다 나는 센트럴파크의 오리들이 비가 오면 어떻게 할지가 궁금해지네.
나중에 비가 오는날 센트럴파크의 연못을 지나다가 내 물음이 생각나면 답해줘.
그럼 나는 여기서 줄일게. 조금이라도 기억할만한 편지가 되었길 바란다. 잘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