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 - 한스 기벤라트에게 한스기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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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2-05-17

한스 기벤라트에게 한스기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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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휴식과 함께 수레바퀴를 벗어난 나의 동무, 한스 기벤라트에게

홀로 남으실 아버지 사시절 의복을 마련하느라 하루하루를 격하게 보내고 있는 중, 네 마지막 서문을 받았다. 너는 이미 이승의 사람이 아니어 내 글을 접하지 못하겠다만, 하루아침에 막역지우(莫逆之友)를 잃은 내 서러운 마음이 혹 전해질까 몇 자 적는다.
지난 여름, 수도원에 처음 들어가 꿈에 부풀었던 네 모습이 생각나는 구나. 오래된 지붕과 고딕식의 첨탑 속에서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던 네 마음이 어찌 빛깔을 잃은 달빛처럼 허무함으로 변했는지, 혹 동무인 나의 불찰은 없었는지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
내 평범한 여염집의 여식이 아니라 학문을 접할 기회가 없어 무지몽매(無知蒙昧)하다마는, 이 세상을 떠나던 너의 마음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구나. 정해진 규칙과 일정한 사회의 관습적 생각만으로 너와 같이 천재성을 지닌 학생들의 재능을 짓밟고, 사회가 바라는 명예와 규격화된 교육제도 속에 학생들을 가두는 학교란 곳에서, 수레바퀴 아래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택할 수 있던 마지막 방법이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허나 나는 너에게 영리한 외아들만을 바라보던 너의 아버지를 생각해보고 결정을 내렸는지 묻고 싶구나. 비록 아버지를 위함이라지만, 여단수족(如斷手足) 부친을 두고 큰 바다로 뛰어드려는 나 역시 너에게 이런 말을 할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는 아버님을 위해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뜨는 불효의 죄는 하늘이 용서해 주시지 않을까 하는 믿음을 갖고 이렇게 행선 날을 기다리고 있다.
동몽선습에 이르기를, 사람은 마땅히 효도가 모든 행실의 근본이 된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힘써 행하여야 할 것이라 하였다. 태어난 지 칠일만에 어미 여읜 나를 앞 못보는 늙은 부친이 이 집 저 집 동냥젖으로 키워주셨으니, 내 그 은덕을 갚고, 만행의 근본이라는 효를 실천하고자 함인데 어찌 이 목숨을 중히 여기겠느냐? 또한 눈 어두운 아버지의 평생 소원이 이루어진다는데,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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