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휴식과 함께 수레바퀴를 벗어난 나의 동무, 한스 기벤라트에게
홀로 남으실 아버지 사시절 의복을 마련하느라 하루하루를 격하게 보내고 있는 중, 네 마지막 서문을 받았다. 너는 이미 이승의 사람이 아니어 내 글을 접하지 못하겠다만, 하루아침에 막역지우(莫逆之友)를 잃은 내 서러운 마음이 혹 전해질까 몇 자 적는다.
지난 여름, 수도원에 처음 들어가 꿈에 부풀었던 네 모습이 생각나는 구나. 오래된 지붕과 고딕식의 첨탑 속에서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던 네 마음이 어찌 빛깔을 잃은 달빛처럼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