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퀴즈 - 심청전을 읽고 심청전

심청전
내 신세 애닯도다, 애닯도다. 세상 구경하자마자 초 칠 일만에 어미 저승 보내고 앞 못보시는 아버지 어린 나를 위해 세상 사람들 눈치 보며 거렁뱅이 마냥 밥 빌어먹기 오죽했으랴. 사내 대장부로 태어나지 못하고 여린 계집아이로 태어나 아비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해 원통하거늘 이제는 자식이 먼저 이승을 떠나니 몹쓸 팔자로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아무리 작고 보잘 것 없는 계집애이기는 하나 내 마음을 왜 이다지도 모르고 달을 밝게 비추누. 무심하다, 무심하다. 내 팔자가 험하니 이제는 하늘을 원망하는 구나.
세상은 넓고 많은 인재가 살다보니 힘없고 작은 계집아이 욕을 먹네. 어릴 때부터 공자, 맹자 말씀 듣지 못하여 사람들 말에 귀가 쫑긋하오. 누군가가 넌지시 하는 말이 눈 먼 아비 나 없으면 어찌 살고 하더라. 그 말도 옳다 싶으나 몇 십 년 앞 못보는 우리 아버지 이제는 산천초목에 빛나는 밤하늘이며 승상부인 댁…(생략)

나 순이 효도를 다하여 그 마음을 화락하게 하며, 점점 선의 길로 이끌어 간악한데 이르지 않게 하였으니, 효자의 도리가 지극한 데 이른 것이니라. 효자는 순만 있는 것이 아니로다. 굶주린 시어머니 배고픔 채우고자 자신의 허벅지 살 떼어드리는 웅천주 향득사지도 있으니 그네들의 효성에 감탄할 따름이오. 어디 그뿐이랴. 나라님께서도 효를 중히 여기시어 나라의 이념과 사상으로 삼으시니 무지하고 천한 백성들은 당연지사 그 말에 따르오. 하늘과 땅을 통틀어 효녀, 효자가 많고 그네들을 기리고 본받고자 하는 욕심이 굴뚝같으니 이 땅에서 자란 이 어찌 효를 실천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우리 어머니 나를 낳으실 적에 청이라 이름 붙이시며 ‘이 애 주려고 만든 굴레진 옥판 붉은 술에 진주드림 붙여 달아 함 속에 넣었으니, 아기가 엎치락뒤치락 하거들랑 나 본 듯이 씌어 주오’하셨으니 이것을 가지고 인당수 가야지 그리 아니하면 저승간 어미 어찌 날 알아 보겠누. 닭이 울고 상인들 날 데리러 오니 이제는 아버지와 이별이오. 못난 자식 미워말고 어미 찾아갔다 생각하시고 눈이나 꼭 뜨시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