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도서 - 0의발견을 읽고 수학독후감 0의발견

수학독후감
<0의 발견>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으로 포로 신세가 된 프랑스의 젊은 공병장교인 퐁슬레는 포로생활 기간에 수학연구에만 몰두해 「사영기하학」과 러시아 주판을 발명했다. 그러나 약 300년 전만해도 서유럽에 이런 주판이 흔하게 사용되어 주판을 러시아의 특산물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런 주판이 서유럽에서 모습을 감추기 시작한 것은 ‘필산’이 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필산에 사용되는 기수법은 아라비아인의 손에서 유럽으로 전해진 것이다. 하지만 아라비아 숫자는 인도에서 기원했다. 아라비아인은 7C에 광대한 사라센 제국을 건설했었다. 이 제국은 두 개의 칼리프 왕조로 분열되었는데, 학문과 예술이 융성했다. 바그다드와 코르도바는 당시 문화의 양대중심이었다. 동방과의 교류로 인도의 학문들이 칼리프의 나라로 흘러들었다. 아라비아의 수학자들은 서양과 동양의 흐름을 합쳐 <대수학>과 <삼각법>을 일궈냈다…(생략)

자리잡기 기수법이 아니라 0이 없어도 수를 구별할 수 있었다.
고대 문명의 기수법을 이용하면 무한히 많은 숫자를 고안해 내야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데 인도 기수법은 기호10개 만으로 모든 자연수를 자유로이 표현할 수 있다. 오늘날처럼 과학 문명이 존재하는 데는 인도 기수법이 있어서 가능했다.
또한 인도 기수법을 사용하면 두 숫자의 대소가 일목요연해지고 계산이 편리해진다.
예로부터 존재해 온 숫자와 기수법을 <기록 숫자>와 <계산숫자>로 나눠본다면 인도 기수법이야말로 유일한 <계산숫자>인 동시에 우수한 <기록숫자>이다.
마야문명은 이십진법을 이용한 자리잡기 기수법을 가지고 있었고, 바빌로니아인들은 육십진법을 이용한 자리잡기 기수법을 알고있었다.
0의 발견은 단순히 숫자 기호를 발견했다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0의 하나의 수로서 인식하고, 나아가 0이라는 수를 사용해 새로운 계산법을 발명했다는 역사적인 대사업을 의미하는데, 이는 결국 인도사람들의 재능을 통해 성취되었다. 0이 구체적으로 언제, 누구의 의해 발견되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6C부터 사용되지 않았나 하는 추측이 있다.
그리스에서 0이 발견되지 않은 이유는 그리스 수학의 구체성 때문에 형식적인 것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인도의 명수법은 모든 명수법 중에서 가장 십진법에 충실한 명수법이다. 인도에서는 자리수가 하나씩 올라갈 때마다 새로운 수명사를 썼다. 그래서 혼란이 생기지 않기 위해선 0이 자연스럽게 필요해진다. 인도인들은 자리잡기 기수법이라는 아이디어를 주판에서 얻었을 수도 있지만 인도의 명수법에서 얻었을 수도 있다.
갈리아에서부터 팔레스타인까지 가는 기독교도의 성지순례는 4세기경부터 시작되어 몇백년 동안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동방 이교도들의 문물을 유럽의 각지에 전파했다.
인도 숫자는 스페인의 서 칼리프 왕조를 통해서 유럽으로 흘러들어갔다.
사라센 사람들이 8C초 스페인으로 쳐들어갔다가 패했었는데, 그러나 스페인의 기독교도는 이슬람교도로부터 종교의 자유나 관직까지 관대한 대접을 받았다. 11C에 들어서 유럽 각지에서 이슬람 대학에 오는 유학생들이 다양한 사라센문물과 함께 인도의 숫자와 기수법을 유럽에 가지고 들어가는데 한몫했다. 실은 동칼리프 왕조 숫자와 서칼리프 왕조 숫자(고바르숫자)는 상당히 달랐다. 고바르숫자가 언제 어떤 경로를 통해서 스페인으로 전해졌는지, 자리잡기 기수법에 따른 완전한 기수법이 스페인에 정착된 것이 언제였는지는 확실치 못하다. 인도의 기수법이 유럽으로 건너가기 시작할 무렵, 유럽에서 사용된 숫자는 로마숫자였다. 로마인들은 계산의 자료나 결과를 적는데 주로 사용했고 주판을 이용해 계산을 했다. 특별한 경우엔 인도 기수법보다 이것이 더 편해 17C까지는 로마숫자가 애용되었다.
로마제국 이래 사용된 주판은 돌놓기 주판인데, 이 주판의 사용방식은 로마 기수법이 엄격한 십진법이 아니라 오진법으로도 해석된다. 이 돌놓기 주판은 인도의 숫자나 기수법이 보급되기 시작한 뒤에도 한동한 쓰였다. 이는 덧셈과 뺄셈은 아주 간단하지만 곱셈일 때는 꽤 복잡하기 때문에 필산을 이용하면 별 것 아닌 것을 번거롭게 돌을 놓았다 치웠다하는 수고를 해야된다. 나눗셈의 경우에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나눗셈 구구단이 없었기 때문에 빼기를 계속하는수밖에 없었다.
10C 말에는 교황 제르베르에게서 돌놓기 주판을 개량한것이 고안되었다. 여기에 사용된 숫자는 스페인 계통의 고바르 숫자였다. 그런데 제르베르는 자신의 책에서 늘 로마숫자를 썼고 인도 숫자는 사용하지 않았다. 제르베르는 고바르 숫자를 알고는 있었지만 0은 몰랐거나, 알고 있었다해도 0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것 같다. 이사실은 주판에서 자리잡기 기수법으로 나아가는 한걸음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말해준다. 일본 주판은 중국에서 온 것을 다시 개량한 것이고 근래에는 이것을 다시 네알 주판으로 개량해 쓰고있다. 로마시대 돌놓기 주판은 자리수가 겨우 7개뿐이여서 천만 이상의 수를 표시할 수 없고, 검산하기도 불편하다.
일본 주판과 로마주판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구조이다. 일본 주판은 손가락으로 튕기기 좋아 계산 속도가 빠르지만, 로마 주판은 돌이 박혀있어 일일이 밀어야 하므로 속도가 느리다. 일본인들이 아직도 주판을 널리 쓰고 있는데 비해 서양인들의 주판 사용은 이런 차이 때문이다. 근래 들어서는 계산기가 나와서 주판 대신 사용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도 주판을 애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또한 컴퓨터로도 계산을 하는데 컴퓨터의 용도는 계산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고, 그 용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컴퓨터는 십진법 표기를 이진법 표기로 바꾼 다음 계산을 하고, 그 결과로 나오는 이진법 표기를 다시 십진법 표기로 되돌린다. 이진법은 0과 1의 두 숫자 만으로 모든 자연수를 나타내는 것이다. 그리고 자리잡기 기수법이라는 점에서 십진법과 다를 게 없다. 이진법에서는 0과 1만 있으면 되는만큼 0이 얼마나 중요한 숫자인지를 새삼 드러낸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통해 중세에 계산을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계산 뿐만 아니라 수학의 다른 부문에서도 아라비아의 수학이 잘 소화될 때까지 중세 유럽은 침체의 길을 걷고 있었지만 종교의 권위에 의해 왜곡되는 면이 적었다.
인도 기수법이 유럽에서 일반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때는 종교에서 해방된 새로운 시대인데 이 계기 가운데 하나가 11C 말에서 13C말에 일어난 십자군 전쟁이었다. 이 전쟁은 그 이전보다 더욱 활발하게 동방의 지식을 유럽으로 유입되는 계기가 되었다.
인도기수법은 인쇄술의 발명으로 달력 등의 형태로 인쇄돼 유럽 각지로 퍼져 나갔다. 그러나 인도기수법이 단순히 인쇄물 때문에 세력을 확장하게 된 것은 아니었다. 계산 방법이 완성된 때는 대략 15C경이다.
주판을 이용한 계산을 대체하는 새로운 계산 방법이 도입된 시기를 전후해서 인쇄술이 발명되었던 것은 역사적인 행운이다. 인쇄나 필산의 보급과 발달을 위해서는 값싼 종이가 넉넉히 공급돼야한다.
종이의 연혁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으레 파피루스와 양피지를 거론한다.
파피루스는 갈대를 사용해서 글씨를 쓰는 것이다. 양피지는 파피루스의 수입이 단절되었을때 만들어져 유럽에서 점차적으로 파피루스를 대체해나갔다. 이 둘은 값이 비싸 일상용으로 사용하기는 힘들었다.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종이는 중국에서 발명되었다. 8C초 아라비아인에게 포로가 된 중국인 중에 제지 기술을 가진 사람이 있어서 그 기술이 아라비아로 전해졌고, 9C경에는 사라센 제국에 제지업이 크게 번성했다.종이의 보급으로 인도 기수법이 확산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자리잡기 기수법은 16C말에 소수 표기법의 발명으로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 소수 표기법이 채용된 후에는 자리수가 많은 수를 다루는 경우가 전보다 많아졌다. 16C에 자리잡기 기수법을 사용하는 필산이 완성되었는데 이 필산의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17C초 고안된 것이 <로그>였다. 로그를 이용함으로써 계산이 간단해진 것은 자연과학의 발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유럽인이 0을 발견하지못한 것은, 아라비아에서 새로운 기수법이 전래되기 전까지는 유럽인들이 그 필요를 감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리잡기 기수법은 앞으로 영원히 그 생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0의 발견은 전세계에 정말 획기적인 업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