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도서 - `수학 비타민`을 읽고나서

수학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비타민 같은 책, <수학 비타민>
‘<수학 비타민>을 읽고’
<수학 비타민>. 책 이름이 매우 독특하고 상큼했다. 처음 친구에게서 이 책을 접했을 때 내가 좋아하는 레몬이 그려진 이 책에 마음이 끌렸다. 부담 없이 책이 크지도 않고 두껍지도 않고 적당했다. 왠지 모르게 이 책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수학책은 즐겨 읽는 편이 아니지만 이 책만은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이 책을 선택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수학 비타민>은 1단원 생활 속의 수, 2단원 자연 속의 수학, 3단원 역사 속의 수학, 4단원 예술 속의 수학, 5단원 생활 속의 수학, 6단원 생활 속의 통계와 확률, 마지막에 에필로그로 이루어져 있다. 각 단원들은 각자 다른 소재들과 그에 관한 수학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 어려운 수학기호, 용어 등을 사용하는 여느 수학책과는 달리 쉽게 찾아보고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을…(생략)

끝단계인 에필로그에서는 여러 수학적 표현들, 남한과 북한의 용어 차이, ‘아벨상’등을 언급하며 마무리를 짓고 있다.
나는 이 중에서도 1단원과 4단원이 특히 재미있었는데, 내가 주로 관심이 있었던 부분이었기 때문이었다. 수의 단위는 내가 항상 궁금해 하고 흥미로워 하던 부분이었다. 언젠가 한번 동생하고 누가 더 큰 수의 단위를 말하나 시합을 했었는데, 동생이 “구골”이라 말하며 으스댔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때 “무한”이라고 했었는데, 지금 이 책을 읽어보니 무한은 수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내가 그때 무한이라고 하여 그 시합에서 이겼었다. 지금 보니 동생이 이겼다. 말해주지 않을 생각이다.
4단원에서는 예술 속에 숨어있는 수학에 관한 이야기인데, 피아노를 배우고 있는 나로서는 현의 길이의 비에 따라 음의 길이가 달라진다는 것이 매우 신기했다. 저자는 음악이 예술의 여왕이고 수학이 과학의 여왕이라고 하였는데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만큼 수학이 과학사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소리가 아닐까?
‘프랙탈’도 흥미로웠다. ‘프랙탈’에 관한 모든 설명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눈의 결정, 브로콜리, 상추 잎, 심지어는 서태지의 머리카락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하니 신기했다. 또 ‘프랙탈’의 ‘코흐 곡선’은 1차원은 넘지만 2차원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코흐 곡선’의 모양은 선보다는 넓이를 많이 차지하지만 끝까지 넓이를 다 메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프랙탈’에 2차원은 넘었지만 3차원에는 이르지 못한 것도 있을까 궁금하다. 3차원은 넘었지만 4차원은 이르지 못한 것은?
이 책에는 지도 색칠하기도 나온다. 사람들이 세계지도를 몇 가지 색만을 이용해서 칠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 데에서 나왔다고 한다. 현재 우리 집에는 네 가지 색으로만 칠해진 세계지도가 있다. 우리나라 지도의 도색 별 구분은 세 가지 색으로 충분했다. 이 지도 색칠하는 문제는 아직까지 증명이 나오지 않았다. 보기보다 까다롭고 어려운 문제인 것만은 틀림없다.
‘테셀레이션’도 볼 수 있었다. ‘테셀레이션’은 동일한 모양을 이용해 틈이나 포개짐 없이 표면을 완전히 덮는 것을 말하는데 그림의 일종이다. 나도 이런 종류의 그림이 있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름이 ‘테셀레이션’이라는 것은 처음 알았다. 그림이 매우 특이했다. 여기 책에서 나온 ‘테셀레이션’ 중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에셔’라는 화가가 그린 <도마뱀>이었다. 도마뱀이 그려진 ‘테셀레이션(2차원)’에서 나온 도마뱀(3차원)이 그림 주위의 물건들을 기어가다가 다시 ‘테셀레이션’으로 들어가는 그림이었는데, 마치 진짜 같았다. 책이 흑백이라 색을 보지 못했다는 점만 빼면 좋았다. 나도 그런 종류의 그림을 한번 그려보고 싶다. 수학적이었다.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설명이 조금 부족한 듯싶었다. 좀더 자세히 설명했으면 좋았을 것을. 사람들이 부담을 가지지 않게 쓰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된 모양이다. 더 알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내용이 약간 빈약했다. 다른 수학책들과는 또 다른 내용을 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좀 아쉬운 감이 있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에필로그였다. 잘못 쓰인 수학 용어들을 짚고, 북한의 용어와 ‘아벨상’, ‘필드상’등을 살펴보는 것은 좋았지만 저자가 부모여서 그런지 맨 마지막에 부모에게만 말을 남겨줬다. 나 같은 학생들에게도 너무 수학에 부담가지지 말라는 이야기들을 해줬으면 고마웠을 텐데······.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으며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도 많아 흥미로웠다. 이번에 이 책을 샀는데 언제든 읽어봐도 좋은 종류의 책 같다. 저자의 바람대로 일반인들이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수학 비타민>이라는 책 제목처럼, 나에게 수학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비타민이 되어준 책이었다. 저자에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