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도서 - 몽상속 세계 수학독후감

<방학숙제-수학독후감>
수학귀신과 함께 하는 원리 여행
<‘한스마그누스 엔젠스베리거’의 ‘수학귀신’을 읽고>
3630이지선
‘우리는 왜 수학을 배워야 할까?’
안 풀리는 수학문제 앞에서 누구나 이런 푸념을 한번쯤은 늘어놓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그런 생각을 한두 번 해 본 게 아니다. 도대체 수학이라는 놈이 우리 눈앞에 보이기만 한다면, 직접 물어보기라도 하던가, 맞서 싸우기라도 하면 될텐데…….
도대체 그놈은 눈에 보이지도 않게 괴롭히니 어쩔 도리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학하면, ‘덧셈, 뺄셈만 할 줄 알면 되지 않는가? 수학이 도대체 내가 살아가는데 뭐가 필요하다고 배우는 거야?’하고 인상을 찌푸리지만 이것은 꽤나 잘못된 생각이다.
수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꼭 필요한 논리적인 사고를 길러주는 학문이다. 그래서 수학은 단순한 계산 방법을 익히…(생략)

을 보고 ‘이 조그마한 게 수학을 가르친다고?’ 하며 코웃음을 치던 내가 부끄러울 만큼 내 친군 대단한 놈이다. 가끔씩 몸을 부풀리거나 화를 내는 것을 빼면 말이다. 이 녀석 나이가 100살도 넘는 것 같은데, 친구니까 반말 쳐도 용서해 주겠지?
그건 그렇고. 수학귀신이 어떻게 태어났는지에 대해 말해 볼까한다. 독일의 ‘한스마그누스 엔체스베르거’라는 사람이 그의 ‘테레지아’라는 10 살배기 딸을 위해서 수학귀신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의 맨 첫 장엔 ‘테레지아에게’ 라는 여섯 자가 새겨 있었던 것이다. 아빠가 10살배기 딸을 위해 쓴 책이라서 그런지 동화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또 딸이 수학에 흥미를 붙게 만들기 위해 수학귀신이 탄생된 것이고 어려운 수학용어를 쉬운 표현으로 바꿔놓았던 것이다. 그래서 귀신이 나오는 무서운 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려운 수학 책도 아닌 이 책을 한마디로 『동화와 수학이 함께 예쁘게 포장되어 있는 맛있는 글』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수학귀신을 읽는 열두 번째 밤 동안 나는 내가 아니라 수학귀신과 함께 하는 ‘로베르트’가 되어가고 있었다.
내가 부러워하는 로베르트는 수학을 아주 싫어하는 아이다. 이 아이는 아마 처음부터 수학이 싫었던 건 아닐 것이다. 수학이라는 과목이 따분하고 지루하고, 어려워서 그다지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맨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 하나를 내 놓고, 학생들을 모두 그 문제에 집중시켜 놓은 뒤, 꽈배기 빵을 뜯어먹는 ‘보켈 박사’라는 그의 수학선생님은 그가 완전히 수학을 싫어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나는 보켈 박사 얘기를 들으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수학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가끔 녹차 같은 것을 드시기는 하시지만 꽈배기 빵 같은 건 드시지 않기 때문이다. 또 가끔은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주시니, 나는 은근히 수학시간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좋은 수학선생님을 만나지 못한 로베르트가 불행한 것도 같다.
그런 중에 수학귀신을 만났으니, 얼마나 다행일까?
수학귀신은 잠을 자고 있는 로베르트의 꿈속에 나타나, 그렇게도 싫어하는 수학을 친구로 바꾸어 주었다. 로베르트가 수학귀신을 기다리는 걸 보면, 로베르트도 수학이 좋아진 것이 분명하다. 나는 이걸 보고 수학을 싫어하는 친구들에게 수학귀신을 소개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수학귀신은 언제나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로베르트 같은 애들이 수학을 못하는 이유는 말이야, 원리를 무시하고 무조건 문제만 아무 생각 없이 풀기 때문이지, 그리고 무엇보다 수학이 딱딱하다,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에 사로 잡혀있기 때문이지. 알고 보면 수학이 얼마나 재미있는 건데…….”하고 말이다. ‘수학이 재미있다?’ 라는 말에 약간의 의문이 가긴 했지만 반문 할 순 없었다. 반문을 했다가 수학귀신이 부풀어올라 화를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수학귀신은 언제나 맞는 말만 하니까... 나에게 한말도 과연 진실일 수도 있다.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고서야 ‘수학은 재미있는 것 일수도 있다가 아니라 재미있다’라며 단정지으며, 수학귀신의 말을 인정할 수 있었다.
이렇게 나에게 수학의 묘미를 안겨준 이 책의 가장 인상깊은 점은 아까도 말했듯이 어려운 수학용어를 쉽게 즉, ‘루트(제곱근)’를 ‘뿌리뽑기’, ‘소수(솟수)’를 ‘근사한 수’, ‘팩토리얼’을 ‘쾅’, ‘거듭제곱’을 ‘깡충 뛰기’라고 바꿔 부른 것이다.
그리고 여느 수학도서와 다르다는 점이다. 맨 처음 이 책의 두께를 보고 수학에 대한 공식과 여러 가지 복잡한 것들로 빽빽할 것이라면서 탐탁지 않게 생각했지만 오히려 이 책에선 공식이 별로 없을뿐더러, 동화책처럼 그림도 있는 게 딱 맘에 들었다. 그것도 컬러였다.
또한 우리에게 더욱 수학의 원리와 이해를 도와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그리고 수학의 기초를 설명하고 있는 수학귀신을 읽을수록 이 책의 흥미에 오히려 취해갔다. 그만큼 수학에 대한 나의 생각과 관념도 흥미를 더해갔다.
수학귀신은 수학을 놓고 놀이처럼 가르치며, ‘수학은 무엇보다도 공식을 외우거나 풀고 따분한 수학’에 대한 나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기에 충분했다. 가끔씩 깜짝깜짝 놀라게도 만들었다.
특히 동물도 수를 안다는 말에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1,1,2,3,5,8,13,21,…’로 계속되는 피보나치의 숫자와 관련되는 것인데, 신기하게도 어른 토끼 한 쌍이 한달 후에 한 쌍의 아기 토끼를 낳고, 한달 후에 아기토끼가 자라서 아기토끼 한 쌍을 낳고, 또다시 한 달 후엔 맨 처음의 어른토끼와 아기토끼가 자라서 각각1쌍을 낳아 모두 두쌍... 이런 식으로 계속 피보나치의 수 순서대로 금방 불어나게 되는 것이다. 나무도 피보나치의 수 순서대로 가지를 뻗어간다는 사실! 정말 입을 담을 수 없을 만큼 놀라웠다. 그뿐만이 아니다.
네 번째 밤의 뿌리뽑기에서는 소파만큼이나 커다란 계산기와 1학기 때 배운 제곱근이 나와 반갑기마저 했다.
아참! 그리고 가장 특이하고 의아한 사실은 숫자 0이 가장 늦게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믿을 수가 있는가?
음수를 제외하곤 ‘0’이 가장 작은 수인데, 가장 작은 수 0이 가장 늦게 만들어졌다니! 나는 수학귀신이 잠시 돌았나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열두 번째 밤에서 수학귀신이 돈 게 아니라, 내가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0을 발견한 중국인을 실제로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꽤 어려 보였다. 그러니 0은 늦게 만들어졌을 수밖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0을 만든 중국인은 ‘수학지옥/수학천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0이 없어서는 안될 만큼 중요한 숫자라는 의미 아닐까?
만약 0이 없다면 우리는 ‘ΜCΜLⅩⅩⅩⅥ’ ←이런 특이한 숫자를 사용해야만 했을 것이다. 나는 이걸 보고 새삼스레 0의 중요함을 깨달 게 되었다. 이게 숫잔가? 알파벳이지. ‘알파벳은 영어 하나만으로 족하다.’ 하며, 0없어서 저런 복잡한 숫자를 사용한 옛 로마사람들이 저런 생고생을 한 것이 측은하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해서 0이 가장 중요한 숫자라곤 할 수 없다. 그건 숫자 ‘1’이 있으니까...
1은 모든 자연수의 근원이다. 그래서 수학 지옥/천국의 우두머리는 1을 발견한 사람인 것이다. 그건
『111×111=12321/111111×111111=12345654321/111111111×111111111=12345678987654321』↑이러니까 숫자1은 참으로 신비스러운 수다. 모든 숫자를 한꺼번에 나오게 하니까 말이다.
마지막 열두 번째 밤...!
드디어 수학귀신은 아니 ‘테프로 탁슬’은 로베르트에게 자신의 이름을 밝힌 뒤, 수학 지옥/천국으로 로베르트를 초대했다. 드디어 테플로 탁슬이 로베르트를 자신의 제자로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그런데 왜 수학 지옥이면 지옥이고, 천국이면 천국이지 수학지옥/천국 은 뭘까?’ 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그 뒤 구절에서 수학귀신이 설명하고 있었다. ‘수학나라는 평소엔 수학이 잘 풀리면 천국인데, 가끔가다 막혀서 답답하면 그것과도 같은 지옥이 없다해서 지옥인 것이다’라고 수학귀신이 설명해주었다. 결국 수학지옥이나 수학천국이나 똑같은 곳이다. 수학 지옥/천국에는 여러 수학자들이 있었다. ‘무리수’의 ‘가우스’, ‘수학’이라는 말을 만든 ‘피타고라스’, ‘1+1=2’라는 엄청난걸 증명한 ‘러셀 경’의 노트를 보면, 러셀 경을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럴 수밖에... 뭐가 뭔지 모를 만큼 복잡했다. 그리고 ‘1+1=2’을 증명하려는 생각을 한 러셀 경은 참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 나는 그냥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 그런가보다 했는데…당연한걸 증명해 보이려는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신비감마저 느껴진다.
로베르트는 식사 후 수학천국/지옥에서 주는 피타고라스 숫자 훈장을 받았다. 그 후 로베르트는 수학귀신과 아쉬운 이별을 해야만 했다. 왜 이별을 해야만 했냐고? 그건 아마도 수학 귀신이 나를 만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하니까...? 나도 수학귀신과 함께 사막이던, 눈이 오는 곳이든, 징검다리이든, 1이 빽빽한 숲이든지 간에 어디든 모험을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물론 물이든, 천장이든, 하늘이든지 어디에다 든 지 숫자가 써지는 요술지팡이도 함께 같이 가야 하겠다. 내가 수학귀신한테 배우고 느낀 것은 수학이라는 것이 끝이 나지 않는다는 수학귀신의 말처럼 수학의 재미도 끝이 없다는 걸 느꼈다.
로베르트도 그렇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아참! 로베르트가 그 피타고라스 숫자 훈장을 받은 뒤 어떻게 되었냐고? 로베르트는 보켈 박사가 꽈배기를 먹기 위해 내주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를 단 몇 초만에 힘들이지 않고 풀게 되었다. 보켈 박사의 휘둥그레진 눈을 상상해봐라! 얼마나 통쾌한가??
수학... 수학 그 이름을 듣기만 해도 마음이 설레는 과목 아니, 내 영원한 친구...
나는 오늘밤도 수학귀신을 만나면 어떤 말을 할까? 나의 소개를 어떻게 할까? 상상하며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