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도서 - 사이먼 싱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페르마의마지막정리

순수한 학문적 열의는 실패의 두려움을 지워버린다. 두려움 없는 도전이 무모함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그 결과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하기에 인생을 걸고 도전하는 사람의 모습은 숭고하게 비춰진다. 지식의 한계,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순간을 지켜보는 것은 커다란 기쁨이다. 수학 역사상 가장 어려운 문제 중의 하나였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증명되는 바로 그 순간이 해당 될 것이다. 나는 학자들을 볼 때마다 가끔 이런 의문이 든다. ??어째서 저들은 돈벌이가 전혀 안돼는 일에, 저토록 진지해하며 필사적으로 매달릴까??? 매일 매일 직장생활에 힘겨워하는 이들, 그리고 직장을 구하고자 분주히 돌아다니는 이들에게 학문의 세계는 신선놀음처럼 여겨진다. 특히 수학의 세계는 더욱 그렇다. 수학자들은 그야말로 공식과 증명에 매달려 소일하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아니, 그들은 증명을 위해 삶의 모든 걸 기꺼이 바…(생략)

눈에 이해할 수 있는 이 공식의 단순명료함에 매료되었을지 모른다. 재미있는 사실은 페르마 라는 수학자가 이 문제를 내면서 자기는 이미 증명했으나, 책의 여백이 부족해 기록하지 않고 넘어가겠다는 야속한 말로, 당대 천재들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구겨놓았다는 점이다. 1993년이 되어서야 앤드루 와일즈에 의해 풀린 이 문제는 페르마 사후에 정립된 그야말로 최신 수학을 총동원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이미 해결했다는 페르마의 호언은 거짓말이었을까? 아니면 고전수학만으로 해결될 놀라운 아이디어라도 있었을까? 사정이야 어찌됐든 앤드루 와일즈의 열정이 빚은 성공은 단지 어려운 수수께끼 하나를 해결했다는 성취감 쯤으로 폄하될 순 없다. 그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수학의 최신 기법을 개발하고 증명함으로써, 현대수학의 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했던 것이다. 즉 사소한 호기심이 수학의 진보에 이바지했다고나 할까? 이 책은 어쩌면 페르마의 정리에 관련된 수학의 역사라 평할 수 있다. 페르마의 정리가 나오게 된 배경이 고대 그리스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상, 수학의 기원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이와는 별개로 우리에게도 수학계에 한 획을 그을 수학가가 있었으면.. 또 그렇게 연구할 수 있는 순수과학에의 좀 더 큰 관심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무겁게 머리를 파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