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도서 - 수학 귀신을 읽고 수학귀신을 읽고

수학귀신을 읽고.
“바로 그거야. 숫자가 너무나도 간단하다는 사실, 그게 바로 숫자에서 귀신이 곡할 노릇이야. 원래는 숫자 계산에 계산기도 필요 없을 정도야. 숫자 계산을 시작하려면 한 가지만 있으면 되. 그건 다름 아닌 ‘1’이야. 1만 있으면 너는 거의 뭐든지 할 수 있어.”
오전 내내 로베르트의 말을 빌려 하자면, 이상한 꽈배기 문제에 시달려 있다가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잠이 들기 전에서야 수학귀신이라는 책을 펼치게 되었어. 중3이라는 기분 좋은 지위 덕분에 하루라도 꽈배기 문제를 풀지 않으면,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는 듯 그렇게 불안해 했었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그냥 잘까 생각도 했지만 그건 수학귀신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눈을 부릅뜨고 수학귀신을 만나러 갔지. 역시 저녁 늦은 밤이라 나도 과연 로베르트와 같이 수학 귀신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니까.
근…(생략)

할 얘기가 많았었나봐. 매일밤마다 새로운 숫자들을 가지고 등장하는 수학귀신에게 약간은 진절머리가 나기도 했어. 로베르트는 잘 이해를 하던데 말야. 물론 그래서 수학귀신의 수제자가 되기도 했잖아.
책을 읽으면서 수학귀신아 내꿈에도 나타나줘! 이렇게 주문을 걸면서 잠을 잔적도 많이 있었어. 참 미련하게도 수학귀신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고 있었던가봐. 그래도 수학귀신을 만나면 참 물어볼 게 많았어. 그리고 재밌을 것 같거든.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수학을 깨면서 수학귀신만의 방법으로 가르쳐 준다는게 왠지 나의 호기심을 잔뜩 자극 했었거든. 또, 로베르트가 마지막에 꽈배기 선생님께서 내주신 문제를 순식간에 풀어버린 것도 부러웠었지. 그렇지만 결국 수학귀신은 끝날때까지 나의 꿈에 나타나지 않았어. 참 애석하게도. 그래서 나 혼자라도 수학귀신의 이상스러운 숫자를 제대로 한번 이해해보고자 연습장을 펴들었지만 내가 수학귀신을 만날 때는 저녁 늦은 밤이라서 아마 눈꺼풀이 더 무거웠었나봐. 사실 수학귀신을 읽는 자체도 벅찼거든. 그래도 수학귀신을 읽을 때에는 연습장을 펴들고 연필을 들고 일일이 머릿속으로 암산하면서 공식을 외워가면서 계산을 해야되는 꽈배기 문제를 푸는 오전보다 훨씬 정신이 말짱했다고나 할까.
수학 귀신을 읽은지는 이제 꽤 되어버린 이야기가 되었지만, 아직도 수학귀신에 대한 미련은 남아 있나봐. 만약 꿈에 수학귀신이 내 꿈에 나타난다면 그동안 몰랐던 문제들을 한번 물어보고 싶어. 한참 꽈배기 문제에 시달려 있는 나에게 요상스러운 숫자들로 멋지게 설명해줄수도 있잖아?

(수학귀신에서 나온 말투가 꼭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말투 같아서 독후감도 이렇게 써봐요. 이렇게 쓰니깐 더 글도 잘써지던데요? 혹시라도 읽으시다가 오해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뭐 그럴일도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