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도서 - 수학귀신을읽고 수학귀신독후감 수학귀신을읽고

<수학귀신>
비룡소 / 한스 메그누스 엔첸스베르거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수학이 제일 싫었다.
‘답이 정해져 있는데 굳이 그 답을 찾으려 애쓰는 수학을 무엇하러 배우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흔히 남들이 말하지 않는가? 어른되서 장사하는데 “총 합해서 √20만원입니다.” 이러면서 장사 할 것이냐고...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나 또한 수학에는 별 흥미가 없었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수학을 싫어하는 한 소년이 수학의 원리를 깨우칠 때 까지] -난 여자지만- 왠지 이 부제목이 끌렸다. 나 또한 수학을 싫어하는데...하는 생각에 무심코 책을 집어 들었다.
수학귀신은 수학 학자이다. 수학귀신은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항변하고있다. [우리는 재미있는 수학. 무궁무진한 흥미로운 세계를 만들어 낸 거지, 너희들을 계산의 구렁에서 살라고 만들어 낸 것이 아니야]라고 말이다. 늘 항상 수학…(생략)

난 숫자를 계산해야하는 팩토리얼에 대해 적대감(?)아 있었기에 대충 읽기 시작했는데. 수학귀신은 수를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곱셈의 원리로 가르쳐주기 시작한다. [다 풀지 않아도 계산방식만 알고 있으면 된다]는 수학 귀신의 생각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이 문장은 수학 선생님들의 급훈으로 만들어 드리고 싶다.-

나는 [1+1=2]라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지 처음 알았다. 솔직히‘1+1은 2다.’라고만 생각하지 이 1+1을 설명한다는 것이 이렇게 체계적인지 몰랐다. 책을 읽는 내내 나 또한 이 책의 주인공인 로베르트처럼 수학귀신이 나타나 나에게 수학을 가르쳐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꿈에서 배우는 공부. 시간을 따로 낼 필요도 없다. 잠들기만 하면 수학천재가 되는 것이다. 이 생각에 나는 진심으로 로베르트가 되고 싶었다.-

다른 사람은 대부분 앞이 재미있어서 읽게 되었다지만 -앞의 내용에는 별 흥미가 없었고,,,- 뒤의 부분을 보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문단이다.

“모든 영국 사람은 거짓말쟁이이다. 그런데 그걸 말하는 사람이 나라면 어떻게 되지? 나 자신이 영국 사람인데 말이야. 그렇다면 내가 하는 말도 거짓말이지. 그러니까 내가 방금 ‘모든 영국 사람은 거짓말쟁이다.’라고 말한 것도 거짓말이 되는 거야. 그러나‘모든 영국 사람은 거짓말쟁이다.’하는 말이 참이라면 내가 앞서 말한‘모든 영국 사람은 거짓말쟁이다.’라는 것도 참이어야 해. 그렇다면 우리는 거짓말쟁이가 되는 셈이지.”-러셀 버드런트

피식하고 웃고 말았다. 나는 이 문단을 [거짓말쟁이의 역설]이라 부른다. 나는 이런 식의 끝도 없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끝없는 추리를 하게 되는 문장에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어느 정도 이해했기에 나름대로 만족한다. 다음에 읽을 때에는 완벽하게 이해해서 완벽한 만족을 느끼기를 바란다.

‘0, 1’을 발견한 사람도 나오는데 이 사람은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가 없다. 단지 발견했다는 자체만으로 ‘수학지옥/수학천국’사람들에게 숭배받는다. 이 글을 읽다보면‘죽기전 나도 숫자를 하나 발견해서 죽은 뒤 사람들에게 숭배를 받아볼까…?’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내 나이 또래의 아이들에게 뭐 이런걸 발견했냐면서 죽어서도 욕 먹을 것이기에 나중에 천천히 생각해 봐야겠다.-

‘수학지옥/수학천국’이 이름이 두글자 만 다른 이 나라는 결국 같은 나라이다. [나라는 문제 지옥은 문제를 풀기 전, 천국은 문제를 푼 후의 성취감이다]라고 나와있다. 참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지옥이 문제를 풀기 전이라니...! 수학천국과 수학지옥을 오락가락하는 중(-ing)인 나로서는 이 대목이 어찌나 웃겼던지 책을 부여잡고 바닥에서 뒹굴었다.

칸토르 게오르그라는 사람은“무한 곱하기 무한은 무한! 무한 이상 곱하기 무한은 무한이상!”라고 노래를 부르며 다닌다. 무한에도 이상이 있던가...! 무한 이상 곱하기 무한이 무한 이상이라니...? 무한 이상이 있어야지 저 공식은 성립될 것 같다. 무한 이상...! 한번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거짓말쟁이의 역설 다음으로 맘에 들었던 가우스의‘i’.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수라는 것이 맘에 들었다. 눈에 보이지 않다는 것이니까... 남들과는 다른 수라서 그런지 끌리는 수이다.




생각해 보면 아직도 수학귀신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그 정도로 내가 고정관념에 박혀 살았다는 말인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로베르트처럼 나도 수학귀신이 수학에 대해 가르쳐 준다면 좋을텐데... 천 번의 책 읽음 보다는 한번 실행해 보는 것이 훨씬 더 낫다지 않은가...! 아직도 수학은 나에게는 조금 어려운 존재이다. 수학귀신이란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책이기에 다음에 한번 더 읽어볼 생각이다. 다음 번 에도 책을 읽을 때 이렇게 빠져들까...? 수학귀신은 내가 읽어온 책 중 처음으로 읽은 수학에 관한 전형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조금 더 수학에 가까워 질 수 있었던 재밌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