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전기 - 백조의 마음을 가진 미운 오리 새끼

백조의 마음을 가진 미운 오리 새끼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은 어른들에게도 더 없이 친숙한 이름이다. 어려서 그의 동화 몇 편을 읽거나 듣지 않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이제 그의 동화책은 어느 집에나 어린이들이 있는 집이면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것이 되었으며, 그의 동화가 어린이들의 성격 현성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안데르센은 그의 자서전 속에서
“내 생애는 참으로 기복이 많아서, 마치 한 편의 동화 같습니다.”
라고 말했는데, 사실은 그랬다.
아버지는 가난한 제화공, 어머니는 건강하고 선량했지만 글자도 모르는 시골 아낙네, 할아버지는 정신 이상인 늙은이요, 할머니는 자선 병원에서 일하는 잡역부였다. 이것만 보아도 그가 어떤 집안에서 어떻게 태어났는지 쉽게 짐작할 수가 있을 것이다.
불행한 환경에서 태어난 사람이 대개 그렇듯이, 그의 생애 절반은 비참하기…(생략)

들, 그의 예술의 결실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예술가로서의 그의 길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의 두 번의 외국 여행은, 그의 작품에 가하여진 비난이 가져다준 상처를 달래기 위함이었다. 그가 두 번째 동화집을 발표했을 때까지, 그는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였다.
어느 시골에 가서 그의 동화가 가난한 농부들과 어린이들 사이에서 많이 익히고 있음을 보고, 다시 용기를 얻지 않았더라면, 오늘날의 동화의 왕 안데르센은 평범한 시인에 그치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가난하고 불행한 사람들 사이에서 자기의 작품이 사랑을 받고 널리 읽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그는 끝까지 그들 곁에서 떠나지 않을 용기를 얻었다. 그 용기가 그의 동화에 더 한층 값어치를 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제화공 아버지로부터 문학적 재능을 이어받았으며, 독서에 흥미를 갖게 된 것도 책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또한 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는 착한 마음씨와 깊은 신앙심과 풍부한 상상력을 이어받았다.
우는 안데르센에게 동화를 들려주는 아버지, 장난감을 만들어 함께 놀아주는 아버지, 지붕 위의 손바닥만한 밭에 양파를 기르는 어머니, 일요일마다 꽃을 꺾어 들고 손자를 찾아오는 할머니…….
안데르센의 동화가 어디에 그 젖줄을 대고 있는가를 우리는 쉽게 추측할 수가 있다.
안데르센은 처음에는 배우가 되려 했으나 실패하고, 다시 가수에의 꿈도 깨어지고 만다. 이 때, 후원자를 만나 그의 도움으로 라틴어 학교를 거쳐 대학까지의 정규 교육을 받고 시인에의 길로 접어든다.
그리고 30세경부터 동화를 쓰기 시작하여, 그 수는 160여 편에 이른다. 덴마크의 이웃 나라 스웨덴의 신문에서
‘안데르센의 덴마크만은 안데르센이 아니다. 전세계의 안데르센이다.’라고 쓴 것만 보아도, 그의 명성이 과연 어떠하였는가 미루어 알 수 있다.
그는 다시 자서전 속에서
‘나는 하느님과 사람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느낍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운명에 희롱 당하면서도 그는 결코 신앙심을 잃지 않았던 겸허하고 깨끗한 사람이었다. 이러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시처럼 깨끗하고 티없이 맑은 동화를 쓸 수 있었을 것이다.
하느님을 깊이 믿고 가난하고 불행한 이웃에 대하여 참다운 사랑을 가진 예술가 안데르센의 일생은, 그의 동화와는 또 다른 측면에서 우리들을 감동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