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전기 - 우리 모두의 세종대왕 세종대왕

우리 모두의 세종대왕 조선 왕조의 제 4대 임금 세종은 왕자 때부터 무척 학문을 좋아하였다. 그는 무슨 책이든지 좋아하여 반드시 백 번은 읽었다고 한다.
학문을 너무 좋아하여 몸을 돌보지 않고 공부만 하였기 때문에 그는 몸이 쇠약해져 병에 걸리는 일이 많았다. 한번은 세종이 병이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책 읽기를 그치지 않아 병이 더 심해지자 아버지 태종 임금은 그의 건강을 염려하여 사람을 보내 별안간에 그의 방안에 있는 책을 모조리 가져가 버렸다.
그러나 마침 중국 책 한 권이 병풍 틈에 끼여 남아 있었다. 이것을 본 세종은 그 책 한 권을 백 번인지 천 번인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읽어 책이 모두 헤어졌다고 한다.
이러한 세종이었던 만큼, 그는 왕위에 오르자 곧 이 나라의 학문 발전을 위해 궁중에 집현전이란 기관을 설치하였다. 그리하여 고금의 서적을 널리 수집하는 한편 젊고 유능한 선비 20명을 선발하여 …(생략)

신하에게 주며 이렇게 말하였다.

"이것을 가지고 가서 신숙주가 잠든 뒤에 가만히 덮어 주어라. 밤이 깊었으니 추울 것이다."

집현전 학사를 위하는 세종의 사랑은 이렇듯 깊었던 것이다.

이러한 세종의 학문 장려로 우리 나라 문화는 일찍이 볼 수 없었던 황금 시대를 맞이하였다. 각종 서적의 출판은 물론이요, 이에 따른 인쇄술의 발달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눈부신 바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세종은 천문과 역학, 음악 실용적인 학문에 있어서 놀라운 업적을 이룩하였다.

그러나 세종이 이룩한 업적 가운데서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독창적인 것은 훈민정음, 즉 한글의 제정일 것이다.

종래 우리 민족에게는 따로 문자가 없어 중국 문자를 빌어 의사를 표시하였으나, 원래 우리말과 중국말과는 문법 체계가 달라 오래 동안 공부한 학자들을 제외한 일반 백성들은 습득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남달리 백성을 사랑한 세종은, 한국 사람들이 하고 있는 말을 중국 한자로써는 충분히 적을 수가 없고, 또 어렵다는 안타까움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세종은 우리글의 창제라는 어렵고도 성스러운 일에 착수하게 되었다.

세종이 우리글을 창제하기까지의 고심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었다. 그는 밤낮없이 연구에 골몰하고 여러 책을 참고하느라 눈병에 걸려 시골로 요양을 가게 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청주의 초수란 곳에 요양하러 갈때에도 다른 정사는 모두 대신에게 맡겼으나 한글의 연구만은 거기 가서도 쉬지 않았다.

이러한 노고 끝에 드디어 세종은 왕위에 오른 지 25년 만인 1443년 훈민정음 28자를 완성하고, 다시 3년 동안의 연구와 검토 끝에 1446년 이를 전국에 반포하기에 이르렀다.

세종은 훈민정음 본문 첫머리에 한글을 만든 동기와 목적을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를 가지고서는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어리석은 백성들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펼 수가 없다. 나는 이것을 매우 불쌍하게 생각하여 새로 스물 여덟 글자를 만들었으니, 사람마다 쉽게 배워 일상 생활의 편의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그야말로 이것은 이 나라 백성을 위한다는 확고한 사랑의 기틀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세계 역사에 있어서 어리석은 백성을 위하여 문자를 만든 임금을 다시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세종의 그 동기와 노력은 정말 고귀한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세종은 이렇게 한글을 창제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그 보급을 위하여 궁중에 정음청을 설치하고 인쇄소까지 마련하여 많은 책을 간행하게 하였다. 예를 들면 용비어천가, 석보상절, 월인천강지곡, 동국정운 등이 그것으로서 이들 책은 오늘날 우리의 귀중한 문화 유산이 되고 있다.